사마천의 사기
지혜롭고 용병이 능하였던 두릉장군은 서기 기원전 99년 겨우 5천 명의 보병을 거느리고 북방의 흉노를 토벌하기 위하여 떠났다.
두릉은 계속되는 전투에서 적들을 격파하고 적진깊숙히 까지 들어갔다.
용맹스럽게 전투에서 많은 적을 무찌르고 돌격한 두릉장군은 그러나 적진에 너무 깊숙히 들어가고 후미와 떨어지게 되었고, 끝까지 항복을 거부하고 최후까지 잘 싸웠으나 말에서 떨어져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 소식이 왕에게 까지 전해지는 동안 그는 장렬히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고,
많은 사람들은 이에 애도하였고 어떤 부하는 따라서 자결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듬해 봄이되자 두릉장군이 사실은 전사한 것이 아니라, 포로가 되어 오히려 적군의 중신으로 쓰이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이에 중국 역대의 영웅중에서 패한일이 없기로 유명한 무제가 이를 듣고 격노하였다.
그리고 즉시 중신들이 소집되었다.
중신들은 무제앞에서 두릉장군을 욕하기 시작하였다.
"폐하, 그자는 혼자서 부대를 벋어났다는 것부터가 무책임한 자입니다."
"맞습니다.
폐하, 그자는 전에도 돌출적인 행동으로 고집이 세고 잘난 척을 하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를 부하로 두었던 자까지 입을 모아 욕을 하였다.
"폐하, 잠시나마 그자와 같이 있었다는 것이 수치스럽습니다.
그자의 남은 삼족을 멸하여 후세에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고집불통에다 부하의 의견에 귀기울이지 않는 왕이라는 것을 잘 아는 중신들이기에 아무도 감히 반론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때, 말석에 앉아있던 젊은 남자 하나가 불쑥 머리를 조아리며 말을 하였다.
" 폐하, 두릉장군이 겨우 전투에 나간지 반년밖에는 안되었습니다.
여기에 있는 여러 중신들은 그가 전투에 나갈때 마중을 나가며 장군의 지략을 찬양하고,
그가 전도유망한 장군이라고 칭찬들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반년도 안되어 그의 사정을 알지도 못한 채 그를 역적이라고 모두들 역변하는 데
이것이 믿을 수 있는 인간의 마음입니까?
평소 그의 품성과 충성심을 보건데, 그는 분명 적진에 홀로 남은 이유가 있을 것이며,
그 진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그를 결코 나무랄 수 없는 법으로 압니다."
이 사람은 사마천이었다.
황제를 격노하게 한 결과는 즉시 나타났다
그는 사형은 면했지만 궁형이라는 남자로는 치욕적인 형벌을 받았다.
사람들은 수치스럽게 사는 것보다 남자답게 죽는 것이 어떠냐고 말하기도 하였고,
어딜가나 비겁하고 수치스러운 사람이라고 손가락 질을 받았다.
그러던 중 임안장군이라는 사람이 사마천을 찾아왔다.
"사마천, 더 이상 수치수럽게 살아가지 말고 이 독약으로 자결하시오"
"싫소"
"사내가 죽는 것이 그렇게 무섭소? 깨끗하게 죽으시오"
"싫소, 끝까지 살겠소"
"황제에게 직언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던 자네가 왜 목숨에 연연하는 것인가"
"앞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10년 15년이 지난 후 말하리다"
"아니 그때까지 살아있겠다는 말인가.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군"
그후 몇년후 임안장군은 누명을 쓰고 역적으로 몰려서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그가 죽기전에 사마천이 그의 감옥에 몰래 찾아왔다.
"아니 사마천이 이 감옥까지 왠일이시오"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었습니다."
"난 사내답게 죽겠소, 당신처럼 그렇게 연명하지 않는 단 말이오"
"보시오, 임안장군.
내가 왜 연명하고 사는 지 아시오?
나는 살아서 역사를 쓸 것이오.
이 나라의 중신배들이 어떻게 나라를 망쳐놓고, 황제가 어떻게 어리석었으며,
백성들이 어떻게 괴로워하며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열심히 살았는 지,
나는 분명 살아서 모든것을 역사에 남길 것이요.
난 살아서 수치스러웠지만, 이 나라의 어리석은 지도자들은 역사속에서 두고두고 지탄을 받을 것이오."
이말을 들은 임안장군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형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사마천은 훗날 역사서를 완성하였는 데 그 책이 바로 유명한 사기였습니다
'東西古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중한 나 (0) | 2010.03.16 |
---|---|
중요한 건 출발선이 아니라 도달 지점이다 (0) | 2010.03.11 |
진리와 진실에 관한 격언 (0) | 2010.03.10 |
유괘한 세상이야기-"강아지를 품어주는 닭" (0) | 2010.03.06 |
검은등뻐꾸기는 어떻게 우나 (0) | 2010.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