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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좋기만할까? 잘못먹으면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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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기본은 채식이고 채식의 기본은 나물이다. 우리 민족은 대대로 나물을 많이 섭취해 왔다. 국과 함께 반찬의 기본을 이루는 나물은 사계절 내내 우리 밥상을 풍성하게 한다. 나물을 즐겨 먹는 가장 큰 이유는 독특한 향과 맛, 씹히는 질감 때문이다. 나물은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등 건강에 좋은 영양의 보고다. 《동의보감》에는‘많은 채소나 산채류가 오장을 이롭게 하는 작용을 한다. 냉이는 해독작용을 하는 나물로서 오래 먹으면 눈이 좋아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나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는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빠르게 해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며, 영양소의 파괴가 적고 흡수력이 높다.
겨우내 움츠려 있던 신체는 봄과 함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비타민·무기질 같은 각종 영양소의 양이 늘어난다. 그 가운데 비타민은 겨울에 비해 3~10배 더 필요하다.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영양 불균형으로 기력이 떨어지거나 춘곤증이 생긴다.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봄철 식품 중 첫손 꼽히는 것이 봄나물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영양팀 김덕희 팀장은 “봄나물에 들어 있는 비타민, 미네랄, 칼륨, 칼슘, 철, 섬유질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우리 몸에 활력을 준다”고 말했다.
이맘 때 먹기 좋은 봄나물은 달래, 냉이, 미나리, 두릅, 원추리, 유채, 봄동, 취 등이 대표적이다. 광동한방병원 로하티센터 두인선 원장 역시 봄나물의 효능을 높이 평가한다. 두원장은“한의학에서는 봄에 기운이 떨어지거나 두뇌회전이 느려지고 졸음이나 몽롱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간(肝)에 있던 기운이 위로 충분하게 올라오지 못하면서 머리쪽의 기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제철 봄나물이다. 봄나물 특유의 신맛은 간의 기를 보호함으로써 몸 전체의 기를 균형있게 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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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의 보고, 달래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달래는 이른 봄에 나타나는 각종 비타민 부족현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비타민A 부족에서 오는 병에 대한 저항력 약화, 비타민B1·B2 부족에서 오는 입술 터짐, 비타민C 부족으로 인한 잇몸부음 등을 예방한다. 비타민C가 풍부한 달래는 생으로 먹어야 영양소 파괴를 방지할 수 있다. 이때 식초를 첨가하면 더 좋다. 달래에 해산물을 곁들이면 무기질과 단백질 성분을 보충할 수 있다.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다! 냉이
냉이에는 비타민A·B1·B2·C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이 많이 필요한 봄에 냉이를 먹으면 좋은 이유다. 냉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철분·인 등이 많아 혈액건강에 도움이 된다.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소금을 넣은 물에 데치면 씁쓸한 맛이 약간 사라져 좀더 맛있다. 너무 오래 삶으면 색이 변해 식감이 떨어지고 물러지므로 살짝 데친다.
간 기능 강화에 효능, 미나리
미나리에는 칼슘, 칼륨, 비타민A·C 등이 많이 함유돼 있다. 한의학에서는 미나리가 몸의 열을 없애고 갈증을 해소하며, 소변의 배설을 도와 간기능을 좋게 한다고 보고있다. 생으로 무쳐 먹거나 전 또는 찌개, 매운탕 등에 넣어 먹으면 좋다. 미나리를 생으로 먹으면 아삭아삭한 질감과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으며, 국이나 전골 등에 넣어 먹으면 해독작용을 얻을 수 있다.
원기회복에 좋다! 두릅
두릅은 두릅나무의 어린 순으로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질 좋은 단백질과 비타민C가 많아 영양 면에서 뛰어나다. 두릅의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나물로 먹을 때는 살짝 데쳐야 색이 더 파릇하고 영양소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전으로 부쳐 먹어도 좋다. 메주가루와 밀가루를 섞은 반죽에 두릅을 넣으면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보충할 수 있다.
섬유소 다량 함유, 봄동
고려시대 전래된 배추는 약용으로 이용돼 왔다. 배추는 수분이 80~96%를 차지한다. 섬유소가 많이 함유돼 있어 비타민C와 칼슘 함량이 높다. 이른 봄에 나는 봄동은 다른 계절의 배추보다 비타민A·C,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생으로 먹거나 익혀 먹는다. 생으로 먹으면 비타민이 파괴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버무릴 때 참기름을 첨가하면 비타민A가 흡수돼 더 좋다. 단백질이 풍부한 해산물을 곁들이면 좋다.
식욕 돋우는 데 그만! 취
취는 칼륨, 비타민C,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나른한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이른 봄에 나오는 잎은 따서 나물로 먹고, 남은 것은 말려서 저장해 필요할 때마다 물에 불려 삶아 먹는다. 생으로 무치면 약간 뻣뻣하지만 살짝 데쳐 요리하면 부드러워 먹는 데 불편함이 없다. 취 특유의 향과 쌉쌀한 맛은 입맛을 돋우는 데 좋다.
비타민C가 풍부하다! 원추리
원추리는 오래 전부터 민간요법에 많이 이용돼 왔다. 위병, 황달, 류머티즘, 소변장애, 젖몸살 등에 원추리 꽃과 뿌리, 줄기, 잎을 달여 먹었다. 원추리는 비타민C가 풍부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몸 속 습기를 뽑아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나물로 먹을 때는 이른 봄에 뾰족이 나온 어린 싹을 먹는다. 마치 파의 부드러운 부분을 익힌 것과 비슷한 맛이 난다. 어린 순이 아닌 걸 먹으면 독성을 띨 위험이 있으며 잘 데쳐 먹어야 안전하다.
생활습관병 예방에 좋다! 유채
유채는 여느 봄나물과 마찬가지로 비타민A·C가풍부하다. 덕분에 유채를 먹으면 몸의 저항력이 높아져 감기예방에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아토피 증상 완화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초봄에 나오는 유채의 줄기와 잎은 연하고 부드러워 맛이 좋다. 보통은 무쳐 먹는데, 향이 진하므로 국으로 끓이거나 부침개로 부쳐 먹는다.
Tip 봄나물 섭취 & 요리시 주의할 점
봄나물이 누구에게나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두인선 원장은“체질에 맞지 않는 나물을 먹으면 몸의 균형이 깨져 소화장애나 대변장애, 피부발진,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니 자신의 체질에 맞는 나물을 골라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달래, 쑥, 취는 따뜻한 성질이 있으므로 몸이 찬 사람에게는 약이 되지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두릅은 성질이 차고 쓴맛이 있어 해열·진통 작용을 하므로 몸이 더운 사람에게 약이 된다.
봄나물 요리를 할 때는 참기름과 마늘을 되도록 적게 넣어 나물의 향취를 그대로 살리는 게 좋다. 무칠 때 양념은 설탕, 소금, 식초, 기름 순이 알맞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요리시 봄나물의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 김덕희 팀장은“봄나물의 비타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생으로 무쳐 먹거나 살짝 데쳐 무쳐 먹는 게 좋다”면서“이때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으면 지용성비타민이 기름에 녹아들어 체내 흡수에 도움이 되며,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지면서 나물에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민정 헬스조선 기자 minjung@chosun.com
사진 이명헌(상상이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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