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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 길다방엘 가신다 - 차승호

노인네 길다방엘 가신다 - 차승호​​길다방에 꿀단지라도 묻어 놓으셨나아침 일찍 논두렁 휘휘 둘러보고노인네 길다방엘 가신다. 길다방마담이 이쁜지 미스 문양이 이쁜지말본새도 신식으로바꾸고말씀뿐인가 이력 때 아니면 입지도 않던 양복에넥타이까지 접수시고개화청년 스타일로 함덕 읍내 길다방엘 가신다어머니랑 왜 다투셨유?싸우긴 누가 싸워, 쪽 팔린 소리 좀 자그매*해라 국물 싱거운 원두커피 노른자 띄운 쌍화차텔레비전 야구중계 걸쭉한 이바구모두 다 신문물이니길다방을 제물포쯤으로 여기시는 게 틀림없다수시로 외식을 해가며 신문물 접하는데 짬뽕쯤은 일도 아나지노인네 길다방에 가신다마담 손금 봐주고 회춘 하실랑가한 사나흘 휴가 내서 나락 떨어라이나는 중요한 약속 때문에 안되는 중이나 알구​* 자그매 - 작작, 어지간이​시집 ..

이 한 편의 詩 2025.05.26

겨릿소 이야기

요즘은 농기계가 대부분의 농사일을 대신하지만,예전엔 소가 가장 든든한 일꾼이었습니다.논밭을 갈고, 마을을 오가며 짐을 나르던 소는사람들과 함께 고된 하루를 묵묵히견뎠습니다.소는 혼자 일할 때 '호릿소',둘이 함께 멍에를 메고 일할 땐 '겨릿소'라 불렸습니다.'겨릿소'란 '겨리'를 끄는 소라는 뜻인데,'겨리'는 소 두 마리가 함께 끄는쟁기를 말합니다.땅을 깊이 갈거나 험한 밭을 일굴 때면겨릿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했습니다.그럴 때면 일에 익숙한 소와막 배우기 시작한 소를 나란히 멍에에묶었습니다.사람들은 경험 많은 소를 '안소',배우는 소를 '마랏소'라 불렀습니다.마랏소는 안소 곁에서 함께 걸으며조금씩 일을 배워나갔습니다.쟁기질할 때면 농부는 회초리를안소 쪽에 들었습니다.안소만 제자리를 잘 지키면,마랏소는 ..

東西古今 202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