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샘물

[묵상글] 사람다운 사람

뚜르(Tours) 2010. 7. 13. 23:41
 
사람다운 사람
    복음: 루카 10,25-37 이솝이 어렸을 때 이야기입니다. 이솝의 주인은 훌륭한 학자였습니다. 어느 날 주인이 말했습니다. “얘 이솝아, 공동탕에 가서 사람이 많은지 보고 오너라.” 이솝은 목욕탕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목욕탕 문 앞에 끝이 뾰족한 큰 돌이 땅바닥에 박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목욕하러 들어가던 사람이나 목욕하고 나오는 사람 모두가 그 돌에 걸려 넘어질 뻔했습니다. “에잇! 빌어먹을!” 사람들은 돌에 대고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누구 하나 그 돌을 치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사람들도 참 한심하지. 어디, 누가 돌을 치우는가 지켜봐야지.’ 이솝은 목욕탕 앞에서 그것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에잇, 빌어먹을 놈의 돌멩이!” 여전히 사람들은 돌에 걸려 넘어질 뻔하고는 욕설을 퍼부으며 지나갔습니다. 얼마 후에 한 사나이가 목욕을 하러 왔습니다. 그 사나이도 돌에 걸려 넘어질 뻔했습니다. “웬 돌이 여기 박혀있담!” 그 사나이는 단숨에 돌을 뽑아냈습니다. 그리고 손을 툭툭 털더니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이솝은 목욕탕 안에 들어가 사람 수를 헤아려 보지도 않고 그냥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선생님, 목욕탕 안에 사람이라곤 한 명밖에 없습니다.” 이솝이 주인에게 말했습니다. “그것 참 잘 됐구나. 너 나하고 목욕이나 하러 가자.” 주인이 말했습니다. 이솝은 주인과 함께 목욕탕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공동탕 안에는 사람이 우글우글, 발을 들여놓을 틈도 없었습니다. “이 녀석, 사람이 한 명밖에 없다고? 너 왜 거짓말을 했느냐?” 주인이 화를 내며 말했 습니다. “선생님, 제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이솝이 말했습니다. “또 무슨 거짓말을 하려느냐?” “아닙니다, 선생님. 목욕탕 문 앞에 뾰족한 돌부리가 튀어나와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고 다치기도 했는데, 누구 하나 그 돌멩이를 치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단 한 사람, 그 돌멩이를 뽑아 치우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제 눈에는 사람다운 사람으로 오직 그 사람 하나가 보였을 뿐입니다.” “허허, 그래서 그랬구나.” 주인은 훌륭한 학자답게 껄껄 웃었습니다. 사람다운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말로만이 아닌 사랑의 실천으로 벗이 되어주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의 결론을 “이 세 사람 중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준 사람은 누구였다고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을 던져, “그 사람에게 사랑을 베푼 사람”이라는 답을 얻어냄으로써 마무리지었습니다. 아울러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하고 명령하십니다. 이 명령은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내리는 주님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 있을 때 이를 외면하지 않고 우리 힘이 자라는 데까지 능력껏 도와줄 수 있는 사랑이 있어야 하고 이를 몸소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마음만 있고 실천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인간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