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복음: 요한 20,24 - 29
토마스 사도는 자기 감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매우 비판적이면서도, 태도가 분명
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라자로를 살리러 가실 때, 토마스는 “우리도 스승님
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라고 하였으며,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께서 당
신이 가셔야 하시는 길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그는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요한 14,5) 하고 서슴
없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합니다.
또 오늘 복음에서처럼,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자
마자, 그는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다소 거친 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얼마 뒤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뵙고는 한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고 고백합니다.
토마스 사도는 예수님께서 직접 뽑으신 사람입니다. 그는 공생활 내내 주님을 따라다
녔습니다. 기적의 자리에도 늘 함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주님의 부활을 선뜻 받
아들이지 못합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의심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 의심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현실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 것들이 의심을 싹 틔우고 자라게 합니다.
그렇지만 주님께서는 의심 많은 토마스를 당신의 사랑으로 그 의심에서 풀어 주시고,
믿음의 생활로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토마스 또한 주님을 사랑하기에, 쉽게 그 의심을 걷어치우고 주님 앞에 나설 수 있었
습니다. 우리 역시 살면서 다양한 역경과 의심에 봉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주님의 사랑을 고백하고 증언하는 한, 우리는
모든 의심과 근심과 걱정을 버리고, 언제나 주님 안에 머무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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