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아버님은 전업주부"

뚜르(Tours) 2011. 12. 8. 22:06

 

 

 

 

 

 

제 남편은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사람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시아버님이 교통사고가 나셨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하신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은, 아버지가 너무 걱정된다면서
나이도 칠순이 넘으셨는데
혼자 있기도 적적하실 테고
몇 달만 모시자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내키지 않아 반대했습니다.
아무래도 반찬도 신경 써야 할 테고
여러 모로 불편할 거 같아서요.

하지만 결국 남편 뜻대로 됐죠.
눈물 흘리면서 아버지를 걱정하는데
저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시아버님께서는 거동도 불편하실 텐데
자꾸 반찬도 해놓으시고,
바닥 걸레질에 세탁기도 돌리시고
어디서 나셨는지 용돈까지 주십니다.

저와 남편이 맞벌이를 하니까
시아버님이 이렇게까지 해주시니 감사하면서도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
모셔야 하는 제가 오히려
시아버님을 부려먹고 있는 것만 같아
곤혹스럽습니다.
제가 하겠다며 말리면
제 맘을 편하게 하려는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나는 예전부터 애들 엄마가 없어서 그런지
주부가 체질이야!"



- 문주영 님 -

                                                                                                     

역할이 좀 바뀌면 어떻습니까.
행복하기만 하다면!

 

오늘은 아버님 다리를 좀 주물러 드려야겠습니다

^^;;

사랑합니다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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