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대란대치(大亂大治)

뚜르(Tours) 2012. 1. 15. 15:59

 

   #  면도기 세계 1위 업체 질레트는 트렉Ⅱ라는 이중 면도날이 달린 면도기를 출시하여 최고조의 판매율을 보일 때, 면도기 헤드가 움직이는 아트라 회전 면도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아트라가 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을 때, 이중 면도날이 따로 움직이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센서라는 신제품을 출시하였고 이 제품이 기존 시장을 완전히 뒤집어 버려 전 세계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을 때, 3개의 회전 면도날이 달린 마하 3을 내놓았습니다.
이를 통해 질레트는 세계 시장의 65%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광현, ‘스스로를 공격하라’에서)




   #  1998년, 노키아Nokia Corp.는 무선전화 세계 시장 1위였던 모토로라를 제치고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노키아의 CEO 요르마 올릴라Jorma Ollila는 사업본부장 네 명을 헬싱키 본사의 회의실에 소집하고 놀랄 만한 요청을 했습니다.
서로 담당업무를 바꾸어 달란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그간 달성한 성과를 고려할 때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지시였습니다.
이들은 회사의 성공을 이끌어온 주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성공을 가져온 본부장들의 업무분장을 도대체 왜 바꾼단 말인가?’
이유는 ‘모두들 자신이 안주하고 있는 곳을 박차고 나올 것’을 요구하는 올릴라의 경영방식 때문이었습니다.
경영진의 역할을 서로 바꾸는 것은 올릴라가 노키아를 새롭고 혁신적인 회사로 만들기 위해 생각해 낸 방편의 하나였습니다.


革新은 가죽 革과 새로울 新이 합쳐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가죽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살과 가죽을 분리시켜야 합니다.
살에서 가죽을 벗겨낼 때에는 엄청난 고통이 따릅니다.
점차적으로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은 혁신이라 하지 않고 개선改善이라 합니다.
완전히, 철저하게 바꾸는 것을 혁신이라 부릅니다.
어떤 일이든 혁신하려면 고통이 뒤따릅니다.
그런 고통을 참고 견딜 수 있어야 혁신은 성공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부문에서 혁신革新이 요청되어지는 때입니다.
정치가 그러하고 교육이 그러합니다.
종교도 그러하고 경제도 그러합니다.

우리는 태풍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태풍이 없으면 바다는 썩습니다.
바다가 썩으면 그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은 결국 죽고 맙니다.

대란대치(大亂大治)란 말이 있습니다.
크게 어지럽혀야 크게 다스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스스로를 파괴할 줄 아는 조직이, 국가가 오랫동안 번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