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송년회에서 공무원들이 애용하는 건배사는 ’남행열차’라고 한다.
"남다른 행동과 열정으로 차기 정부에 줄 잘 서자!"
그런데, 공무원들이 설마 그런 건배사를 외칠까?
정권 교체기에 눈치나 보고 줄을 서려 하는 세태를 비꼬기 위해서 만든 말일 것이다.
26년 전에 최규남 전 문교부장관(1898~1992)을 인터뷰할 때 인상적인 말을 들었다.
그는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장관은 흐르는 물과 같고 여러분은 물 바닥에 깔린 차돌과 같은 존재입니다.
차돌이 부동의 자세로 안정되면 언제든지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게 됩니다.
먼저 국가ㆍ사회를 생각하고 그 다음 다른 사람,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나를 생각하십시오."
스스로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인사에 휩쓸려 전문성을 팔거나 왜곡하지 말고
애국가의 가사처럼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자세를 견지하는 게 공무원의 도리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결국 우두머리들의 몫이긴 하지만.
임철순 / 한국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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