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인문학적 가치

뚜르(Tours) 2013. 10. 15. 22:44

문학이나 예술을 하면 배고프다는 시절이 있었다.
필자도 영문학과를 마음에 두었으나 배고플까봐 돈 번다는 상과를 택했었다.
세계최고의 인터넷신문 「허핑턴 포스트」의 대표 허핑턴 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천사가 날 수 있는 건 마음이 가볍기 때문이다”라고 모일간지 기자가 인터뷰기사에서 밝혔다.
천사를 형상화 했던 화가들도 과학적 신빙성을 고려해 날개를 달아 놓았을 것이다.
날개 없이 난다는 사실이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종교도 과학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날개 단 천사가 날개 때문에 날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라는 인문학적 표현은 철학적 성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메신저 천사도 날개를 달아 놔야 수긍이 가는 인간에게 마음이 가볍기 때문이라는 말도 역시 수긍이 가니 종교, 과학 못지않게 인문학은 설득력을 가진다.
어느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승용차 에쿠스의 깜박이 소리에 매료되어 기사에게 계속 틀고 가면 안되겠냐고 했다한다. 이태리 명차 마세라티는 멋진 엔진음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엔진전문가가 아닌 피아니스트와 작곡가 들이 엔진소리를 악보에 맞춰 제작했다.
자동차를 즐기는데 기능도, 디자인도 연비도 아닌 엔진음에 취한다니 상품가치의 변화폭은 가름 할 수가 없다.
마케팅 기회의 다양성을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몸의 병을 고치던 의사는 모양(성형)을 고치는데 더 열중하고 결국은 몸이나 모양이 한계에 이르러 마음치료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힐링대세가 바로 전주곡이다.
휴대폰의 기술적 진화가 끝없이 이어지지만 앱으로 연결되는 인문학적 콘텐츠의 지원 없이는 기술의 빛을 발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의 궁극적 가치도 결국 인문학적 가치로 이어져야 명이 길어질 수 있다.
상품가치를 결정하는 장인들의 기술적 한계는 장인정신이라는 철학적 토대위에서 실마리를 찾게 된다.
에밀레종이 그토록 유명한 것도 그 소리가 에미를 부르는 것 같이 들리는 연유도 인문학적 스토리가 개입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마케팅은 그래서 의미가 느껴지고 성공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기술적 상품에 인문학적 가치를 더하는 스토리 담기는 상품의 완성도를 높히고 가치를 무한대로 끌어 올린다.
현대차도 엔진음을 천마(天馬)의 말 발굽소리로 조율해 길 위의 자동차로도 천상에 이르는 감동을 엮어 봄직하다.
삼성애니콜도 사용자의 마음을 읽어 사용자의 마음의 창이 되도록 하자.
포스코도 에밀레 스토리텔링을 통해 세계인의 신비로운 철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광영 / 경영학박사 맥스경영컨설팅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