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대축일)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1873년 프랑스의 알랑송에서 태어났다. 열다섯의
어린 나이에 리지외의 가르멜 수도원에 들어간 그녀는 결핵을 앓다가 1897년
24세의 젊은 나이에 선종하였다. 짧은 기간의 수도 생활이었지만 데레사 수녀는
마음을 다하여 기도하면서 고행하였다. 일상의 단순하고 작은 일에 충실하였던
그녀는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사제들, 특히 먼 지역에 가서 선교하는 사제들
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였다.
선종한 뒤에 나온 데레사 수녀의 병상 저서들은 세계 각지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
으키며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하였다. 1925년 비오 11세 교황은 그녀를 시성
하고, 1929년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하였다. 성녀는 '소화(小花) 데레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기뻐하라고 말한다. 주님께서 예루살렘에
평화를 주시며 당신의 백성을 위로하시고 사랑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독신 생활의 유익을 설명하며 그 근본정신은 종말론적 희망이라고
알려 준다. 세상사가 아니라 주님의 일에 마음을 다하는 것이, 사라지는 세상을
사는 올바른 태도이기 때문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려면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하늘 나라
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복음).
제1독서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이들아, 모두 그와 함께 기뻐하고 그들 두고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 때문에 애도하던 이들아, 모두 그와 함께 크게 기뻐하여라. 너희가 그
위로의 품에서 젖을 빨아 배부르리라. 너희가 그 영광스러운 가슴에서 젖을 먹어
흡족해지리라.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예루살렘에 평화를 강물처럼 끌어들
이리라. 민족들의 영화를 넘쳐흐르는 시내처럼 끌어들이리라. 너희는 젖을 빨고
팔에 안겨 다니며, 무릎 위에서 귀염을 받으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라."
이를 보고 너희 마음은 기뻐하고, 너희 뼈마디들은 새 풀처럼 싱싱해지리라.
그리고 주님의 종들에게는 그분의 손길이 드러나리라.(이사 66,10-14ㄷ)
제2독서
형제 여러분, 미혼자들에 관해서는 내가 주님의 명령을 받은 바가 없습니다. 그
러나 주님의 자비를 입어 믿을 만한 사람이 된 자로서 의견을 내놓습니다. 현재의
재난 때문에 지금 그대로 있는 것이 사람에게 좋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대는 아내에게 매여 있습니까? 갈라서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대는 아내와 갈
라졌습니까? 아내를 얻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그대가 혼인하더라도 죄를
짓는 것은 아닙니다. 또 처녀가 혼인하더라도 죄를 짓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혼인하는 이들은 현세의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그것을 면
하게 하고 싶습니다.
형제 여러분,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입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
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걱정 없이 살기를 바랍니다.
혼인하지 않은 남자는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하고 주님
의 일을 걱정합니다. 그러나 혼인한 남자는 어떻게 하면 아내를 기쁘게 할 수 있
을까 하고 세상일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그는 마음이 갈라집니다.
남편이 없는 여자와 처녀는 몸으로나 영으로나 거룩해지려고 주님의 일을 걱정
합니다. 그러나 혼인한 여자는 어떻게 하면 남편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세
상일을 걱정합니다.
나는 여러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에게 굴레를 씌우
려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서 품위 있고 충실하게 주님을 섬기게
하려는 것입니다.(1코린 7,25-35)
복음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
이다."(마태 18,1-5)
오늘의 묵상
우리가 '작은 꽃'이라는 뜻의 '소화'(小花) 데레사라고 즐겨 부르는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성인 가운데 한 분입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한 신심 깊은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일찍이 가르멜 수녀
원에 들어가 수도 생활을 하다가 결핵으로 맘미암아 스물넷의 젊은 나이에 하느님
의 품에 안겼습니다. 봉쇄 수녀원에서 짧은 수도 생활을 한 그녀의 삶이 세상에 알
려질 리 만무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남긴 영적인 그들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그녀의 생전의 밝은 모습과 영면 뒤의 신비스러운 모습 또한 말로 표현하
기 어려운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녀는 20세기의 사람들에게 과학과 이성을 통한 근대 문명의 절정에서 그들이
잃어버린 '결정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였습니다. 바로 '어린이 정신'이었
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이사야서 66,12-13의 구절을 성녀는 자신이 하느님께
다다를 수 있는 길을 밝혀 주는 말씀으로 확신하였습니다. 성녀는 '작은 꽃'이자
'어린이'로 하느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 속에서 일상의 '작은 길', 곧 기도 생활에 열
중하며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생활을 통하여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
였습니다. 이는 결코 유약함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조용하되 위대한 예언자적인
증언이기도 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7년 성녀를 '교회 학자'로 선포하였습니다. 이는
그녀가 죽음을 앞두고 겪어야 했던 병고와 영적 어둠 속에서도 끝까지 간직하려
애쓴 '어린이 정신'이 21세기의 우리가 겪는 정신적이고 영적인 혼돈의 근본적인
치유와 위안의 길임을 예견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하늘 나라에 들
어가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주님을 알고 닮으려면 진정 '어린이다운' 존재와 삶의
모습을 우리 가슴속 깊이 새겨야 합니다. 데레사 성녀의 삶과 글은 자기만족과 자
아도취, 절망과 허무 사이를 병적으로 오가는 이 시대의 어둠 속에서 인간 본연의
길을 발견하고 걷게 하는, 작지만 꺼지지 않는 빛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매일
미사에서 옮겨 옴)
------------------------------------------------------------------
오늘의 기도
"하느님,
비천한 이들과 어린아이들은 하느님의 나라로 이끌어 주시니,
저희가 복된 데레사의 길을 충실히 따라,
그의 전구로 하느님의 영원한 영광을 뵈옵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0. 1.
Martinus
대영광송 / GLORI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