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의 신자들에게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일깨워 준다.
그들은 모두 한때 죄를 지으며 육의 욕망에 이끌려 살아 하느님의 진노를 샀으
나, 하느님께서는 크신 자비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을 살리시고 은총으로 구
원하셨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탐욕을 경계하라고 가르치신다.
그러시면서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드시어, 자신을 위해서만 재화를 모으고
하느님께 인색한 자의 불행한 운명에 대해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형제 여러분, 여러분도 전에는 잘못과 죄를 저질러 죽었던 사람입니다. 그 안
에서 여러분은 한때 이 세상의 풍조에 따라, 공중을 다스리는 지배자, 곧 지금도
순종하지 않는 자들 안에서 작용하는 영을 따라 살았습니다.
우리도 다 한때 그들 가운데에서 우리 육의 욕망에 이끌려 살면서, 육과 감각
이 원하는 것을 따랐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본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진노를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비가 풍성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잘
못을 저질러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습니다. ㅡ 여러분은 이렇
게 은총으로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ㅡ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그분과 함께 일으키시고 그분과 함께 하늘에 앉히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는 이렇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호의로, 당신의 은총이 얼
마나 엄청나게 풍성한지를 앞으로 올 모든 시대에 보여 주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인간의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니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서 창조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선행을 하며 살아가도록 그 선행을
미리 준비하셨습니다.(에페 2,1-10)
복음
그때에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
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
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말하였
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루카 12,13-21)
오늘의 묵상
'전교 주일'인 어제는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의 삶을 새겨
보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때가 되면 예전에 본 명화 '미션'이 기억납니다. 하느
님의 말씀을 전하고자 모든 것을 바치는 선교사들의 삶과 죽음을 감동적으로 보
여 주는 이 영화에서 느꼈던 전율과 감동이 되살아났던 것입니다.
영화 속 선교사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그 충격 속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움켜쥐려하고 우선시하던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
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 영화의 감동적인 음악을 작곡한 엔니오 모리코
네는 작곡 전에 영화를 보았을 때의 심정을 이렇게 말합니다.
"영화를 보고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정말 감동적이었죠. 그래서 제가 했던 말
입니다. '제가 했다가는 다 망치겠는걸요. 그대로가 훨씬 나아요.'" 그의 심정은
아마도 많은 사람의 마음을 대변해 주었을 것입니다. 이국에서 오직 복음과 어렵
고 힘든 이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은 종교와 민족의 경계선마저 넘는 보
편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한 명의 '삶의 스승'이 천 명의 '글의 스승'보다 더 필요하다."는 명언이 있습니
다. 진정한 선교사들은 말만이 아니라 삶으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그
러기에 그들은 종교와 민족이 다른 이들에게까지도 크나큰 감화를 불러일으킵니
다.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훌륭한 외국 선교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오늘
복음이 가르치듯, 자신만을 위해 사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복음과 이웃을
위해 내어놓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보여 준 우리 '삶의 스승'들입니다.(매일
미사에서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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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주 하느님,
저희에게 끊임없이 자비를 베푸시니,
주님을 창조주요 인도자로 모시는 저희와 함께하시어,
주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고 지켜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0. 20.
Martinus
♬ 묵주 기도 드릴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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