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전승에 따르면, 루카 복음사가는 시리아의 안티오키아(현재는 터키의 안타키아)
출신이다. 바오로 사도의 전교 여행에 함께하였던 그는 주님의 복음과 복음의 선
포 상황을 기록하였다. 곧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이다. 루카는 다른 복음사가들
과는 달리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관한 부분을 성모 마리아와 함께 상세하게 묘사
으로써 '성모 마리아를 최초로 그린 화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그의 직업이
의사였다는 전승이 있는데, 예수님의 치유의 기적들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기 때
문이다.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그가 어려움에 놓였을 때도 함께해 준 루카에 대하여 언급한다.
또한 변론 때 자신을 굳세게 해 주신 주님의 은총에 대하여 전한다(제1독서). 예
수님께서는 일흔두 제자를 둘씩 짝지어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파견하신다. 그러
시면서 제자들에게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 청하라고 이르신다(복음).
제1독서
사랑하는 그대여, 데마스는 현세를 사랑한 나머지 나를 버리고 테살로니카로 가
고, 크레스켄스는 갈라티아로, 티토는 달마티아로 갔습니다. 루카만 나와 함께 있
습니다. 마르코는 내 직무에 요긴한 사람이니 함께 데리고 오십시오. 티키코스는
내가 에페소로 보냈습니다. 올 때, 내가 트로아스에 있는 카르포스의 집에 두고 온
외투와 책들, 특히 양피지 책들을 가져 오십시오.
구리 세공장이 알렉산드로스가 나에게 해를 많이 입혔습니다. 주님께서 그의
행실대로 그에게 갚으실 것입니다. 그대도 그를 조심하십시오. 그는 우리의 말에
몹시 반대하였습니다.
나의 첫 변론 때에 아무도 나를 거들어 주지 않고, 모두 나를 저버렸습니다. 그
들에게 이것이 불리하게 셈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 주셨습니다. 나를 통하여 복음 선포가 완수되고 모든
민족들이 그것을 듣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2티모 4,10-17ㄴ)
복음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
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
주머니도 여행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
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
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
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0,1-9)
오늘의 묵상
오늘은 루카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루카 복음서에는 이스라엘 민족을 넘어 세상
모든 민족들에 대한 보편적 복음 선포의 신학이 잘 드러납니다. 복음을 묵상하면
서 그리스도인은 모두 주님의 '제자'로 파견된 존재이며, '선교사'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심정을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 같다고 표현하십니다. 복음 선포를 위하여 파견되는 곳에는 큰 위험과
유혹과 난관이 있을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시키시는 말씀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복음 선포의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현대 사회의 복잡성이
라고 생각합니다. '소비 사회, 낭비 사회, 잉여 사회, 하류 사회, 허기 사회, 위험
사회, 분노 사회, 감시 사회, 과로 사회, 피로 사회, 승자 독식 사회, 격차 사회,
부품 사회, 제로섬 사회, 분열 사회, 루머 사회 …….' 한국 사회를 진단한 한 사회
학 신간의 목차에 등장하는 낱말들만 보아도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하는 이 사회
가 얼마나 다양한 병리 현상에 시달리는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복잡다단한 사회에 대한 분석은 필요하지만 그러한 분석을 하면서 종종 비관적
관점이 자라나는 가운데 확신에 찬 복음 선포의 용기가 사라지곤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얽히고설킨 사회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예수님께서 선포
하시는 구원의 기쁜 소식은 언제나 '본질'에 집중하는 가운데 하느님과의 만남에
희망을 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난 8월에 우리나라를 다녀가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복음의 기쁨」에서 제시하신 통찰은, 우리
가 파견된 제자로서의 삶을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오늘날 세상의 가장 큰 위험은 온갖 극심한 소비 주의와 더불어 개인 주의적 불
행입니다"(2항). "저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어디에 있든 바로 이 순간 새롭게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그분과 만나려는 마음,
날마다 끊임없이 그분을 찾으려는 열린 마음을 가지도록 권고합니다. 그 누구도 이
러한 초대가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3항).(매일미
사에서 옮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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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주 하느님,
복된 루카를 뽑으시어,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신비를
설교와 기록으로 세상에 알리게 하셨으니,
주님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부르는 저희가 언제나 한마음 한뜻이 되고,
모든 민족들이 주님의 구원을 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0. 18.
Martinus
대영광송 /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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