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힘든 위로 /이해인

뚜르(Tours) 2018. 12. 16. 06:40

 

힘든 위로

 

                        이해인 

 

오래 아픈 친구에게

오늘은 전화를 걸어

"어때 ?"

"괜찮아 ?"

"건강해야지"

늘 같은 말

반복이고

그쪽에선

아무 말이 없습니다

 

괜찮다 하면 거짓말이고

아프다 하면

내가 걱정 할까 봐

싱겁게 헛웃음만 웃는 그에게

 

나는 그냥

날씨 이야기만 하다가

다른 사람 이야기만 하다가

슬그머니 작별 인사를 하고 맙니다

 

오늘도

내 마음과 달리

위로의 말은

침묵 속에 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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