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다
조선시대 말단 벼슬 중에 '말감고'라는 벼슬이 있었습니다.
말감고가 하는 일은 그날그날 장에 나온 물건의
수요와 공급을 조사하여 가격을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사람이 기준가격을 공지해야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즉, 말감고가 그날그날의 금(가격)을 띄워야(공지)
거래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 기준이 되는 가격을 '뜬(띄운) 금(가격)'이라고 합니다.
'뜬금 없다'라는 말은 띄운 금이 없는,
곧 시세가 없는 황당한 경우를 이르는 말이며
지금은 갑작스럽거나 엉뚱한 경우를 뜻합니다.
기억 - 문정희
한 사람이 떠났는데
서울이 텅 비었다
일시에 세상이 흐린 화면으로 바뀌었다
네가 남긴 것은
어떤 시간에도 녹지 않는
마법의 기억
오늘 그 불꽃으로
내 몸을 태운다
- 시집 『나는 문이다 』(뿔, 2007) 중에서
뜬금없이 이 시가
마법처럼 나를 사로잡는 아침입니다.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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