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
전혀 모르는 일인 양 딴청을 피우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시치미는 사냥에 쓰려고 길들인 매의 꽁지깃털에
매달아 놓은 마름모양의 뼛조각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시치미에는 주인의 이름도 적혀 있었고,
길들인 사냥매는 '해동청'이라고 하는
유명한 중국 수출품이어서 꽤 고가였습니다.
길들인 매라고 하지만
꽁지에 매달린 시치미만 똑 떼어버리면
야생매는 물론 남의 물건과도 구별할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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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 떼다.'라는 말을 자주 쓰지요.
자기가 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거나 알면서 모르는 체하는 것을 말합니다.
길들인 매의 꽁지에 달아 둔 시치미를 뗀다는 건
매를 훔칠 의도로 행하는 범죄 행위이겠지요.
자신의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이 자살을 하고
가까이 부리던 심복들이 줄줄이 감옥에 가도
여전히 시치미 떼고 있다는 건
대단한 철벽 심장을 가진 사람일 것입니다.
7월 마지막 날입니다.
8월에는 기쁜 소식이 가득하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2023.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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