꽐라
국어사전에서 보면
'술에 잔뜩 취한 상태 또는 그런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또 다른 말로 '고주망태', '술고래'라는 말이 있고
영어로는 'dead drunkenness',
한자어로는 '명정(酩酊)'이라고 한다.
-나무위키에서 참조
고주망태, 주태배기란 말이 더 익숙합니다.
호주의 코알라가 알콜 성분이 강한 유칼립투스 잎을 먹고
하루 종일 취한 상태로 사는데 이를 보고
코알라를 빠르게 발음해서 '꽐라'로 변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제 지인 중에 사업을 하던 분인데 대단한 애주가였습니다.
20도 소주 11병을 마시던 호기로운 친구였는데
일찍 소천(召天)하셨습니다.
저도 자칭 애주가였는데 꽐라가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980년 5월 17일 직장이 명동 YWCA 건물에 있었습니다.
그날 데모대에게 발사한 최루탄 때문에 근무할 수 없어
전 직원이 오전 11시에 조기 퇴근했습니다.
명동 중앙극장 앞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만에 용산역에 도착했습니다.
배가 고파 용산역 광장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는데
용산 토박이임을 자랑하는 영감님과 합석을 하고
좀 뒤에 젊은 대학생 연인이 합세하여 술을 마시기 시작했지요.
이 여성은 이화여대 학생인데 데모가 너무 치열해지니
건국대 학생회장인 애인을 데모 현장에서 설득해 피신했다고 했습니다.
그 포장마차의 그날 팔 소주를 다 마시고
옆집에서 소주를 구해다가 저녁까지 마셨지요.
영감님이나 대학생 연인들이 뭔 돈이 있냐며
그날 계산은 회사원인 제가 냈던 기억까지는 있는데
잠에서 깬 건 그 다음날, 5월 18일 아침이었습니다.
용산역에서 뭘 타고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이 날아가 버렸죠.
꽐라가 된 제 모습 가관이었습니다.*^^*
2023.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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