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팔월 보름달 /정찬열

뚜르(Tours) 2024. 9. 18. 22:09

 

 

팔월 보름달  /정찬열

 

 

건너편 아파트

옥상 천상(天上)에

해맑은 둥근 거울이 올라앉았다

보름간의 허기를 혼자 채우고

 

너무나 힘찬 빛에

유별스러운 귀뚜라미 합창에도

두 번째로 크다는 만삭의 잉태에

나도 모르게 경배가 저절로 난다.

 

둥근 밝은 달을 보고 있노라면

어렴풋한 옛 생각이

밝혀주는 깊은 추념(追念)에

넉넉함이 심란함을 품어준다

 

휘영청 망간(望間)의 밤

고운 달 중천으로 떠오를 때는

아득하게 청명하게 비추어 주니

망상의 의식 속에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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