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첫눈 /김계수

뚜르(Tours) 2025. 1. 24. 23:00

 

 

 

첫눈  /김계수



얼마나 오래 쓸쓸해지기를 기다려서
내게 내렸을까, 처음의 두근거림
언제였을까
나를 깨운 시간
쌓였던 기다림을 몰래 풀며 홀가분해지는 일
외로워할 모든 것 입술에 펼쳐놓고
말없이 호흡을 풀어놓는 일

시간을 잡아챈 기억들이 풀리고
낡은 관절에서 우두둑 생각이 깨어나는 날
그토록 사랑하고 싶었던 그대의 얼굴
얼마나 오래 단단해지기를 기다려서
내게 내렸을까,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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