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술래 /박종영
경칩과 춘분 사이
들녘은 숨 가쁜 달음박질로
봄을 경쟁한다.
풋보리 키를 재는 살핌이 흡족한
농부의 웃음이 삶의 지혜를 일러준다.
영등바람에 대나뭇잎 갈라지는
앙칼진 꽃샘추위가
동쪽 하늘 푸른 구름을 밀어낸다.
새벽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춘분 절기
계절의 미련은 손끝에서 머뭇거리고,
봄을 점치는 바람의 술래가
푸른 싹 일어서는 차진 흙을 훔치려는 듯
사방으로 눈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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