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강 조속(滄江 趙涑)은 산수화, 영모화, 매화, 죽화 등을 잘그렸고, 수묵화조화에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 사인화가(士人畵家)였다. 창상의 수묵화조화에서는
명나라의 수묵사의화조화가(水墨寫意花鳥畵家)였던 임양(林良
1450년대부터 1500년초까지 궁정화가로 활동)의 영향이 보이기도 한다. 물론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소장의 금궤도(金?圖) 같은 청록산수화도 잘
그렸다. 시, 서, 화에 두루 뛰어났던 조속은 무엇보다도 한국적 정취가 풍기는 까치, 오리, 물새, 갈대 등을 소재로 하여 수묵화조화를 잘
그렸고, 그런 그림에서 격조 높은 개성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성글고 까칠한 붓질과 야취어린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창강의 독특한 화풍은 아들인
매창 조지운(梅窓 趙之耘 1637-?), 묵호 김충효(墨豪 金忠孝 ?-?), 사호 이함(思湖 李涵 1633-?) 등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의 작품으로 금궤도, 노수서작도(老樹棲鵲圖), 매도(梅圖), 매작도(梅鵲圖), 수금도(水禽圖), 노안도(蘆雁圖), 산금도(山禽圖) 등이
전해지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옆에 있는 기러기 두 마리를 그린 이 노안도는 창강의 특징인 성글고 까칠한 용필법(用筆法)과 야취가
물신거리는 한국적인 마감이 그대로 드러난 그림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