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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를 1년여 앞두고 다시 ‘박정희 신드롬’이 형성되고 있다. 왜 다시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일까.
난 3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조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잘한 점이 더 많다’가 86%였다. 20·30대에서도 긍정평가가 80% 가량이었고 40대 이상에선 90%를 넘겼다. 열린우리당 지지층도 77%가, 한나라당 지지층에선 98%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처음 ‘박정희 신드롬’이 나타났던 1997년 대선을 앞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 말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국갤럽의 97년 5월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통령을 ‘좋게 생각한다’가 80%였다. 특히 ‘박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이 대통령선거에 나온다면 그 사람을 지지하겠는가’란 질문에는 ‘지지하겠다’(67%)가 ‘지지하지 않겠다’(20%)의 3배가 됐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선두를 놓쳐본 적이 없다. 한국갤럽의 2004년 6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 조사’에서 박정희 48%, 김대중 14%, 노무현 7%, 전두환 2%, 김영삼·이승만 1% 등의 순이었다.
1997년과 2006년의 공통점은 경제난이다. 97년은 IMF 직전이었고, 지금도 곳곳에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박정희 신드롬’은 결국 서민들의 살림살이와 직결돼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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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차용하려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 대통령에 대한 열망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국민대 사회학과 이명진 교수는 “경제가 나쁠수록 경제개발이란 뚜렷한 목표와 비전을 제공했던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들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한겨레신문의 선진대안포럼에서는 김영삼 정부 이래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민주화 세력 집권기’가 ‘박정희 향수’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정희 신드롬의 바탕에는 민주화 세력의 정책적 실패와 무능력이 있다”(신광영 중앙대 교수), “무능한 민주세력이 박정희 부활의 정치적·지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등의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