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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줄여야 사람이 보인다

며칠 전, 길을 걷는데횡단보도에 걸려 있던 한 현수막이눈길을 끌었습니다.'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짧고 간단한 안전 운전 광고 문구였지만,그 말은 쉽게 잊히지 않았습니다.요즘 세상은 속도가곧 성공과 능력을 의미하는 시대입니다.더 빠르게, 더 앞서 나가는 것을 중요시하며그러다 보니 속도는 곧 경쟁력을상징하게 되었습니다.그러나 속도를 높이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중요한 것들을 놓치기 쉽습니다.횡단보도 앞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 운전자처럼,빠름만을 추구하다 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소중한 사람들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때로는 누군가의 아픔도, 도움의 손길도알아채지 못한 채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우도꽤 많이 있습니다.속도를 줄이는 일은 단순히 안전과 평안뿐 아니라,더 깊은 관계와 진정한 행복도 우리에게선물할 수..

東西古今 2025.01.31

1월을 보내며 /은석 김영제

1월을 보내며   /은석 김영제  째깍째깍 시간속또 새해 첫 달 1월도떠나 갑니다하루하루는짜증나고 안 가지만일주일 한 달은금새 갑니다 돌아오는 2월도날짜가 28일밖에 없어빨리 감을느낄 겁니다그렇게 우린 겨울을두려워 하면서도보냈습니다 첫 1, 2월을 쉽게보낸 것 처럼 다음 달또 그 다음 달도그런 편안 마음으로맞고 보낸다면기억은 쇠퇴하지 않고좋았던 시절속에 머문 답니다

이 한 편의 詩 2025.01.31

지나가는 것 /신달자

지나가는 것  /신달자​​한 아주머니가 긴 복도 저쪽에서긴 막대 걸레를 쑥쑥 밀고 온다한 손으로 핸드폰을 받고 입으로 껌을 딱딱 씹으며발로는 이것저것 장애물을 치우며 가끔 웃고 때로는 무표정하게무조건 밀고 들어오는 탱크처럼 그 막대 걸레 아줌마 먼지를 털고쓰레기를 밀고 밀고 밀고 내 어깨 옆을 쑤욱 지나가는 그 순간개울 지나가고 강 지나가고 바다 지나가고봄 여름 가을 겨울 지나가고한 무리 새 떼가 지나가고 한 무리 태풍이 지나가고탄생과 죽음이 지나가고 지나가고 지나가고화들짝 꽃들이 와르르 피고 주르룩 꽃들이 떨어지며 지나가고걸레 아래서 무참히 지워지는 더러운 무늬들무작위로 쳐들어오는 광고지 같은 소식들 뭉개지고한 문장으로 말할 수 없어 더듬거리는 입술 터지고거기 내가 잃어버린 시계 초침 하나 어디론가 쓸..

이 한 편의 詩 2025.01.30

함께 살기 Vs 혼자 살기··· 현명한 길은?

2020년 오늘(12월 23일),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다섯 명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한 것 기억나시나요? 정부와 언론이 “제발 모이지 마세요”하고 애원하고 으르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꽁꽁 얼어붙은 연말 경기에 “제발 서로 만나서 회포 푸세요”하고 등 떠밀고 있으니···. 사람끼리 만나는 것에 대해선, 올해 서점가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 다음으로 열풍을 일으킨 쇼펜하우어가 고갱이를 콕 찔렀습니다. ‘고슴도치의 역설’이라고 알려져 있지요? 원래는 고슴도치가 아니라 호저(豪猪·Porcupine·고슴도치와 비슷하게 생긴 설치류)의 우화인데 본뜻을 살려 서양에서도 ‘고슴도치의 역설’이라고 한답니다.  추운 겨울날, 호저 여러 마리가 얼어죽지 않으려고 서로 온기를 주고받다가 서로의 가시에 ..

東西古今 2025.01.29

설날 /鞍山백원기

설날  /鞍山백원기  설날에 축복의 설(雪)이 오니온 세상 하얗게 물들었다설날이 오면앞마당 나무 꼭대기서까치가 울고반가운 손님에너도나도 세배했지 먹을 것도 많고맛있던 설음식할아버지 할머니아빠 엄마께 세배하고세뱃돈 받으면얼마나 기뻤던지다디단 눈깔사탕빨아먹던 즐거움 시간은 흐르고 나서야그리워지는 것인가옛날 살던 그 동네찾아가고픈 마음머리에서 가슴에서떠날 줄 모르고흩어진 설날에한기 어린 세상사한숨으로 달래 보며봄이 오는 그날 기다려본다

이 한 편의 詩 202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