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시월이 떠나는 날 /高松 황영칠

뚜르(Tours) 2024. 10. 31. 11:43

 

 

시월이 떠나는 날   /高松 황영칠

 

 

설레는 가슴으로 만난 포옹이

붉은 사랑의 민 얼굴만 남긴 채

이별할 속셈이었다면

차라리 만나지나 말 것을

 

뜨겁던 늦더위의 녹색 가슴이 내민

시원한 입김 불어오는 유혹의 동산에서

미처 이별의 손수건도 내밀지 못했는데

어이 하여 떠나려 하십니까

 

불꽃처럼 일어난 빨간 사랑을

에머럴드 가슴에 알알이 심어 놓고

한 잎 두 잎 떨어지면

깊이 팬 상처는 어찌합니까

 

붉은 사랑이 떠나는 날

떨어지는 시월의 달력 앞에

끝내 감추지 못하는 눈물을 어찌하나요

 

하지만

먼 훗날 다시 오마 는 당신을

바위가 되어 기다리렵니다.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같이 좋은 날 /김용호  (0) 2024.11.02
11월의 기도 / 양광모  (0) 2024.11.01
우체국을 지나며 / 문무학  (0) 2024.10.28
모르는 당신 /이화영​  (0) 2024.10.27
가을이 돌아오다 /박동수  (0) 202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