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생의 치유기도

[스크랩] 그냥 들어주는 일

뚜르(Tours) 2007. 7. 18. 12:42

2003/04/15 09:38:52

 

사람들은 이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마음을 진정으로 나눌 이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호소한다. 어쩌면 우리 문제의 핵심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나누지 못하는 데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외로운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한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듣는 것' 이다. '그냥 들어주는 일'이다. 또한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관심을 가져주는 일'이다. 특별히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보여주는 따뜻한 관심이다.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말이 잘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 이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적인 것이다. 그 사람 자신이 받아들여진다는 것, 그리고 그가 말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듣고 있다는 것, 또한 자신이 다른 사람에 의해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것. 대부분의 경우에는 세심하고 주의 깊게 받아들여진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는 일'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은 우리들 대부분이 자기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사랑의 위력을 과소평가 하거나 아예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고통스러워할 때 '참 안됐군요. 그 말을 들으니 저도 마음이 아파요'라고 단순히 건네는 말 한마디의 위력이 사실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오랜 세월을 보낸 후에야 내 자신 깨닫게 되었다.

내가 상담했던 어떤 분은 그 분이 사람들에게 자신의 얘기를 하려고 할 때, 자신이 할 말을 다하지 못한 채 도리어 상대의 얘기만 듣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불평했다. 결국 그 분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에게 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나누지 못한 실망감에 고통을 받아야했다. 그로 인해 그 분은 말수가 적어지고 사람 만나는 것을 회피하게 되었으며 마음이 점점 얼어 붙게되었다.

들음으로써 우리는 서로를 연결시킬 수 있다. 듣는 사람은 또한 말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가 말하는 것을 잘 듣고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듣는 것의 초점은 말하는 그 사람 자신이다. 잘 들어주면 상대방은 자신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게된다.

대개의 경우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은 그 사람에게 일어난 고통 그 자체보다도 그 고통을 누군가와 나누지 못했다는 데 있다. 즉 누군가가 들어주는 경험을 갖지 못했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고통이 격감되어졌다고 고백한다. 비록 우리가 우리에게 닥치는 불행과 아픔을 못 오게 할 수는 없을지 모르나,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고통의 결과가 달라지며, 이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단지 들어주기만 했는데도 눈물을 터트리는 사람들을 종종 대하게 된다. 나는 울고 있는 사람에게 티슈를 건네주는 일조차 그 사람의 아픔과 고통이 터져 나오는 중요한 순간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된 후로는 그저 듣는 것에만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울고 싶은 만큼 다 울고 난 뒤에, 그 사람은 거기에 자신과 함께 있었던 나를 발견한다.

매우 쉽게 느껴질지도 모를 이 일을 배우는 것이 나에겐 쉽지 않았다. 이것은 내가 배워온 대부분의 지식들과는 반대적인 것이었다. 한때 나는 그냥 듣기만 하는 사람들은 말하는데 자신이 없거나 대답할 말을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따뜻한 사랑으로 침묵하며 그냥 들어주는 일은 청산유수의 말보다도 훨씬 치유하는 힘이 클 뿐 만 아니라 서로를 깊이 연결시켜준다.

출처 : 달맞이꽃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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