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15 16:22:20
현대를 가리켜 '상처의 위기의 시대'라고 한다. 그것은 현대인들이 많은 아픔들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흔히 우리는 치유라고 하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내면 치유(Inner Healing)'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치유는 내면의 영(Spirit), 혼(Soul), 육(Body)의 치유(살전 5:23)와 더불어 가정생활(Family Life, 딤전 5:8), 사회생활(Social Life, 마5:16)에 이르기까지 온전한 치유를 이루는 것이다. 바로 이 치유를 이루는 모든 목회상담과 목회적 돌봄이 '치유목회(Healing Ministry)'이다.
우리는 이 치유목회의 모범을 예수님의 문둥병자 치유사건을 통해 찾아 볼 수 있다(막 1:40-45).
1. 영적 관계의 회복
"원하신다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40절)
일찍이 성 어거스틴(St. Augustine)은 그의 참회록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오 하나님, 당신은 당신 자신을 위하여 우리를 만드셨나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당신 안에서 안식을 얻기까지는 우리의 심령이 안식을 얻을 수 없나이다.' 이것은 모든 인간의 삶의 문제에 대한 영적상담의 결론적 고백이다. 수많은 인간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불신앙의 죄를 회개하고(Convert), 불순종의 죄를 고백함으로(Confess) 주님과의 화평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먼저 예수님을 개인의 구세주로 영접하는 구령상담(Soul-winning Counseling)이 요청된다. 더 나아가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라 할지라도 주님과의 성령 충만한 영적 관계를 회복하고 발전시키는 신앙상담(Faith Counseling)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령상담과 신앙상담은 내담자의 영적인 문제에 접근하게 하고 치유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한다.
그런데 많은 상담자들이 이 본질적인 영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이나 회복이 없이 심리치료에 치중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유가 이뤄지지 않고 재발과 악화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은 오늘날 각 분야의 심리치료 또는 약물치료에서 경험하는 치유의 한계이다. 이 한계는 치유를 위한 영적인 관심에로 주의를 돌리게 했다. 이제는 내담자의 문제를 야기시킨 근본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영적인 관점에서 내담자의 문제에 접근할 때만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내담자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신앙을 통한 새로운 결단을 하게 된다. 이런 결단은 자신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게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님과의 영적 관계가 회복되고 결과적으로 내담자가 가진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2. 상한 마음의 치유
"예수께서 민망히 여기사 손을 내밀어 저에게 대시매"(41 상)프로이트(Sigmund Freud)는 인간의 문제는 과거, 특히 어린 시절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무의식 속에 억압된 감정이나 욕구로부터 기인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일생을 지내오면서 온갖 풍상을 겪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갖가지 외상으로부터 인간의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구원받고 헌신한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마음속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그것이 성격장애, 신경증, 정신병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구원이나 헌신과 상처의 치유는 별개의 것이다. 구원이나 헌신이 영적인 영역이라면 상처는 심리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적 관계의 회복에 이어 상한 감정의 치유를 위한 내적 치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내적치유는 대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갖게 된다.
먼저, 상처의 근원을 발견해야 한다.
이 상처는 원래 어린 시절의 부모, 형제와의 관계나 학창시절의 친구, 애인과의 관계나 결혼 후의 배우자, 자녀, 시부모, 시가 식구들과의 관계 또는 심지어 교회나 사회생활 등, 모든 인
간관계 속에서 생길 수 있다. 특별히 이 상처의 근원에는 사랑의 상처가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고전 13:31).
둘째, 상처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많은 경우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표현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이것은 유교의 가부장적인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가족 구조의 산물이고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계속 살아가다보면 이것이 정신적으로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결국은 자신들이 감당키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될 수가 있다. 자신의 정신 건강이나 주위사람들과의 관계의 회복을 위해서 자신이 가진 감정을 솔직하고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엡 4:31).
셋째, 사랑의 영을 간구해야 한다.
우리가 원수라도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많이 듣고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신앙생활 가운데 가장 많이 벽에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이 사랑의 한계이다. 여기서 우리가 가진 사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성령께서 우리의 심령 속에 사랑의 영을 부어 주실 때만 가능하다(롬 5:5).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는 마음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우리에게 놀라운 은혜의 경험이 된다(마 5:44, 시 109:4). 그 사랑으로 원수라도 인자하게 대하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생긴다(엡 4:32상).
넷째, 십자가의 사랑으로 용서해야 한다.
우리의 상처는 용서를 통하지 않고는 치유가 불가능하다. 용서는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런데 인간의 감정으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용서에 대한 사랑의 체험은 필수적이다(엡 4:32하). 이 사랑의 용서는 우리의 치유를 급속도로 이루어지게 할 것이다.
다섯째, 화해의 감격을 경험해야 한다.
우리의 마음속에 사랑의 치유가 이루어졌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거나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을 찾아가 화해하는 것은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다. 또한 우리의 상처의 치유를 더욱 빠르게 완성시킨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치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우리는 하나님께 대한 수많은 예배나 예물을 드리기 전에 이 화해의 감격을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이다(마 5:23-24).
여섯째, 성령의 역사를 구하며 인내해야 한다.
우리가 찾아가 화해하길 원해도 때로는 상대방의 마음이 열려있지 않을 때가 있다. 여기서 좌절하거나 포기할 수 있지만 이때는 인내의 사랑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흔히 말하는 유교문화의 무조건적인 인내가 아니라 복음에서 나오는 인내의 사랑이다.
이 인내는 용서한 후 기다리는 것이다. 또한 이미 용서한 상처라고 할지라도 완치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 인내의 사랑이 결국에는 하나님의 때에 응답되고 열매를 맺게 한다(갈
6:9).
일곱째, 자신의 상처를 치유의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난날의 상처를 치유 받고 나면 그 상처는 더 이상 우리에게 가슴 아픈 기억으로만 남아있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상처의 경험이 상처 입은 다른 사람을 치유하기 위한 치유의 자원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일찍이 헨리 나우웬(Henri J.M. Nouwen)이 「상처 입은 치유자」(The Wounded Healer)에서 증거했듯이 예수님께서 먼저 본을 보이신 치유자의 삶인 것이다.
우리는 지난날의 상처의 치유의 경험을 통해 우리와 같은 상처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치유하는 일에 헌신해야 할 것이다.
3. 신체 건강의 회복
"곧 문둥병이 그 사람에게서 떠나가고 깨끗하여진지라"(42절)
현대의학은 신체건강의 심리적 요인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기독교는 이러한 심리적 요인에 더하여 영적 요인을 추가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병자를 치료하면서 먼저 그들의 영혼의 믿음을 확인하셨다. 그 다음 마음의 평안을 주셨다(마 9:2). 그
리고 신체의 치료가 뒤따랐다.
여기서 우리는 영적, 심리적 치료가 신체의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인간
의 의술이나 의약으로 효과가 더디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불치병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기적적인 치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영적 상담은 영혼의 믿음과 마음의 치유를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능력 있는 신체의 치료를 경험하게 한다.
4. 가정(사회)생활의 회복
"네 몸을 제사장에게 보이고,저희에게 증거하라"(44절)
오늘날 내담자들의 많은 문제들은 가족체계나 교회 또는 사회체계 속에서 생겨난 문제들로 분석되고 있다. 가족 관계나 교회 공동체 또는 사회 구성원과의 관계가 내담자의 문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맥골드릭(Monica McGoldrick)과 걸슨(Randy Gerson)은 공저인 「가족 분석 가계도」(Genograms in Family Assessment)에서 가계도를 통한 가족관계의 분석을 중시한다. 가족체계 안의 가족구성원이나 상호간의 관계가 자녀손 3-4대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출 20:5).
이에 따르면 3-4대에 걸쳐 가계도를 그리면서 가족관계를 분석하여 치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은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어버림과 동시에 가족들에 대한 사랑의 치유가 시작되게 한다(딤전 5:8). 이 치유의 시작은 주위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섬김(살전 5:12-14)으로 발전되며, 더 나아가 불신 영혼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마 5:13-16). 이것은 치유목회에 의한 최종적인 치유의 열매이며 완성이다.
이처럼 치유목회는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의 회복으로부터 시작하여 상한 마음의 치유, 신체건강의 회복 그리고 가정(사회)생활의 회복에까지 미친다. 이는 궁극적으로 하나님 형상의 회복을 통해 전인적인 건강을 회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과 이 풍성한 주님의 은혜와 평강과 축복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다(민 6:24-26). ♥
**김의식/화곡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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