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30 15:55:42
안에 있는데 밖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화의 필름은 영사기 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벽에 걸린 스크린에서 필름 속의 영상들을 봅니다. 영상들이 필름에서 스크린으로 투사(投射)된 때문이지요.
우리의 마음도 비슷합니다. 사실은 내 마음속에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있으면 밖으로 투사되어 밖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에서 자기 마음의 일부를 보게 됩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마음속의 더러운 것이 있는데 남의 사소한 잘못을 호되게 나무랄 때를 비유한 것입니다. 정신분석에서 투사가 일어나는 것은 자기 마음속에 좋지 않은 생각과 성격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괴롭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투사는 자기 안의 나쁜 것을 보지 않기 위해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일종의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로 보고 있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잘못하는 것은 남이고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무의식에 있는 것은 무엇이나 밖으로 투사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가지고 있으나 모르고 있는 마음의 부분은 모두 대체로 밖에서 지각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투사가 일어나면 최소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고 합니다. 투사가 일어나지 않은 채 있는 무의식의 내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투사됨으로써 사람은 밖에서나마 자기의 무의식의 일부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투사는 그것을 인식하도록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의식에는 여러 가지 내용이 있습니다. 험악하고 삐뚤어진 것뿐 아니라 아름답고 황홀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쁜' 마음뿐 아니라 좋은 생각, 아름다운 것들도 밖으로 투사됩니다. 개인적인 콤플렉스도,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상들도 그것을 모르고 있으면 모두 밖으로 투사됩니다.
투사는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니고 저절로 되는 것입니다. 무의식적 현상입니다. 투사가 일어나고 있는지 아닌지를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대상에 대해서 이유 없이 강렬한 감정반응을 일으키고 그 대상에 집착할 때 그것은 자기의 무의식의 어떤 콤플렉스가 거기에 투사된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 사이, 또는 집단 사이의 반목이나 지나친 야합이 생깁니다.
자기의 마음을 모르면 모를수록, 투사가 많이 일어나서 세상과 다른 사람들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게 됩니다. 지레짐작으로 남을 오해하거나 항상 남의 탓이라고 비난을 일삼던가 순진하게 아무나 믿었다가 실망과 좌절을 겪게 됩니다.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투사를 거두어 밖으로 나가있는 자기의 분신을 되돌려와야 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자기 마음속에서 살려서 의식과 통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을 무의식의 의식화작업이라 하고 분석심리학의 분석(分析)은 바로 그런 목적으로 실시됩니다.
그러나 분석을 받지 않더라도 앞에서 말한 대로 어떤 사람, 어떤 사물(돈, 물건 등) 또는 어떤 이념(이데올로기)에 지나치게 사로잡혀서 그것에 관해 언급할 때는 결코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싫든 좋든 강렬한 감정이 일어날 때는 내가 무의식의 무엇을 투사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출처 : 한국융연구원,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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