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목요일입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제일 먼저 보는 것은
핸드폰을 열어 시간을 보는 것입니다.
출근 시간이 훨씬 넘어선 시간을 보면서
내 마음이 스산해 집니다.
늘 출근하던 생활 습관이 변하는데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내 삶의 거의 전부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야할 곳이 있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학교,
성인이 되어서는 직장에 나가야 했었습니다.
정 붙이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나서
저녁 늦게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나고,
하고 싶은 것 하고,
운동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출근하지 못하는 상실감에
몰입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생각해 보면 할 일이 많은데
정작 무엇부터 해야 할 지를 모르겠고
오늘은 별일 없이 한가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마음은 분분한 것을 보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봉사회관에 나가 화단의 잡초도 뽑고
사무실에 앉아 집무도 하고
써야 할 원고도 손질하려 하다가 문득
'직장이 없어지니 할 일 없이 회관에 나온다.'라는
소리를 들을까 나가지도 못합니다.
직장 눈치를 보면서 회관에 나갈 때보다
오히려 회관에 나가는 횟수가 뜸하답니다.
창문을 통해서 내다 보는 밖은
화려한 목요일입니다.
조용히 내 맘을 들여다 보면
정돈되지 않은 혼돈이 소용돌이 치고
그 소용돌이를 하느님께 의지해서
평화로 이끄는 시간입니다.
행복이 무엇인가?
나는 무엇으로 행복해 지려는가?
해답은 머리속에 맴도는데
내 맘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 파도가 일고
따스한 위로의 소리가 기다려 지는 목요일입니다.
'루드베키아'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목요일, 사라진 '풀잎 위의 노을'을 찾고 싶습니다.
2009. 6. 11
Martinus
♬배경음악:Black Coffee / Lacy J. Dal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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