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샘물

[스크랩]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 완전한 기쁨

뚜르(Tours) 2009. 10. 3. 23:36
성 프란치스코의 완전한 기쁨

Rev. 크리스토프 하긴 / 강성위 옮김


“항상 기쁘다”라는 별명을 가진 성 프란치스코의 완전한 기쁨


여기서 말하는 것은 하느님의 종이 된 사람의 참된 정신적인 기쁨이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한 이 지상에서의 “기쁨”, 즉 잠깐 동안에 지나가 버리는 재미에 관해서는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필립보 네리 성인은 이렇게 말했다. “기뻐 하여라, 선한 일을 하고, 참새들은 지저귀게 내버려 두어라!” 그리고 돈 보스코 성인은 “성인은 항상 기쁘다.”라고 하셨다. 이 성인들이 말한 것들이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에서 감동적으로 나타나다.


1. “완전한 기쁨”에 관한 한 가지의 대화

어느 날 프란치스코는 레오 수사와 함께 페루지아에서 포르치운쿨라로 돌아오고 있었다. 매섭게 추운 겨울날이었다. 이 때 프란치스코는 레오 수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느님께서는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이 온 세상에 거룩함에 관한 커다란 본보기를 보여주기를 원하셨네 그렇다면 그 본보기란 완전한 기쁨이 아니겠나?” 프란치스코는 한참동안 침묵하다가 말을 열었다. “레오 수사님, 만약에 어떤 프란치스코회 수사가 장님을 고치고, 약한 자에게 힘을 돋워주고, 마귀를 몰아내고, 귀머거리에게 말을 듣게 해주고, 절름발이를 걷게 해주고, 벙어리에게 말을 하게 해주었다 하더라도, 그리고 또 만약에 이 프란치스코회 수사가 무덤 속에 나흘간이나 죽어 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 하더라도, 이런 것은 아직 완전한 기쁨이 아닐세!” 다시 한 번 더 침묵하고 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레오 수사님,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이 모든 언어를 다 말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학문들을 다 하고 모든 책들을 다 안다 하더라도, 그가 지혜의 재능을 가지고 있어 앞날의 일을 예언하고 양심과 마음의 비밀을 꿰뚫어 본다고 하더라도, 그런 것은 아직 완전한 기쁨이 아닐 거야,” 그들이 가고 있는 동안에 프란치스코는 계속 말을 했다. “하느님의 어린양과 같은 레오 수사님, 프란치스코회 수사가 천사의 언어를 말하고, 일월성신의 궤도를 추적하고, 식물들의 모든 힘을 다 알고, 또 이 땅위의 모든 보물들을 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모든 새들과 물고기들과 다른 동물들과, 인간과, 나무들과, 돌들과 식물의 뿌리들과 물줄기 등의 성질을 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것은 아직 완전한 기쁨이 아닐세.” 프란치스코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또 프란치스코회 수사가 강론을 잘해서, 이 강론 때문에 모든 믿지 않는 사람들이 그리스도께로 되돌아왔다고 합시다. 레오 수사님 그래도 이렇게 하는 것이 완전한 기쁨은 아닐세!”


2. 그럼 완전한 기쁨은 어디에 있는가?

이제 레오 수사는 완전한 기쁨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그리고 그의 관심은 (우리들의 관심과 마찬가지로) 도대체 완전한 기쁨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으로 쏠렸다. 그래서 그는 간청했다. “나의 프란치스코님, 제발 덕분에 프란치스코회 수사의 완전한 기쁨이 무엇인지를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대답했다. “레오 수사님, 우리가 천사들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성당인 포르치운쿨라에서 비에 흠뻑 젖어, 추위에 벌벌 떨며,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허기에 지쳐 현관문을 두드렸을 때 그리고 문지기가 화를 내어 우리들에게 ‘너희들은 누구냐?’고 말했을 때, 우리들이 ‘우리는 너희들 수사들 중의 두 사람이다’고 대답하자 그 사람은 ‘그것은 거짓말이야, 너희는 부랑자이며, 가난한 사람들이 자선을 위해 낸 돈이나 등쳐먹는 사기꾼들이야. 여기서 당장 사라져 버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우리들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고 세워둔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푸대접과 잔인함을 참고, 이런 푸대접에 화를 내거나 비난도 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견디며 나아가서는 이런 일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는 거야 - 레오 수사님 바로 여기에 완전한 기쁨이 있는 거야!  그리고 우리는 지치지 않고 문을 두드린다. 문지기는 격분하여 다가와서는 우리를 도둑이라고 거칠게 욕하고 뺨을 갈기며 내쫓는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서 꺼져 버려, 양로원으로나 가, 너희들은 나에게서 먹을 것도 잠자리도 얻을 수 없어!’ 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귀하게, 참을성 있게, 기쁘게 견디어내는 거야 레오 수사님. 그러면 이런 것이 완전한 기쁨일 거야! 그리고 우리들이 배고픔과 추위와 밤의 어두움 때문에 도리 없이 거듭거듭 문을 두드리고, 소리 지르고, 신음하고 제발 덕분에 하고 애원하면, 그때 그는 우리들에게 문을 열어 주고 들어오게 할 거야, 그리고 그는 더 화를 내며 우리들에게 ‘정말로 나쁜, 허약한 녀석들이군 이놈들을 해치워 버려야겠어.’라고 말 한다 그리고는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 우리 모자를 휘어잡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늘씬하게 두들겨 팬다 이렇게 해서 우리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눈 속에 굴린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참을성 있게 기쁜 마음으로 참아내야 한다. 이러는 동안에 그리스도의 혹독한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고, 거기에 동참해야 한다. 레오 수사님 바로 여기에 완전한 기쁨이 있는 걸세! 왜냐하면 이런 것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친구들에게 줄 수 있는 성령의 모든 은총과 선물들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야 - 곧 자기의 자아를 이겨내고 하느님의 사랑을 명상하는 데서 힘을 길러내는 것이기 때문이지, 이럴 때 물론 투덜거리거나, 쾌락을 추구하거나, 불공정한 짓을 하거나, 비방과 불순한 짓을 하거나 해서는 안되네, 우리는 어떤 선물에 대해서도 자랑을 해서는 안돼,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들이 주는 선물이 아니라, 사도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이야. ‘누가 그대를 남다르게 보아 줍니까? 그대가 가진 것 가운데에서 받지 않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 받은 것이라면 왜 받지 않은 것인 양 자랑합니까? ’ (1코린 4,7)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와 근심과 재앙은 자랑할 수 있네 왜냐하면 이런 것은 사도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들의 것이기 때문이지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십자가에 못 박혔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갈라 6,14).” 완전한 기쁨에 대한 대화는 이렇게 이어진다. 이 대화는 우리들에게는 생소하고 삶에 반대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런데도 ‘항상 기쁘다’라는 별명의 수사에게는 기분이 그다지 나쁘지 않게 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매우 생소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그냥 스쳐보면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보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들은 프란치스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3. 영혼의 진정한 기쁨

우리는 토마스 폰 첼라노의 글에서 이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간악한 사탄의 수천가지 유혹과 간계를 이겨낼 가장 확실한 수단은 프란치스코가 즐겨 확언하고 있는 그대로, 영혼의 기쁨이다. 즉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귀는 하느님의 종들에게서 영혼의 기쁨을 빼앗아 버렸을 때 가장 기뻐 날뛴다. 마귀는 먼지를 몸에 지니고 다니며, 양심의 조그만 틈새에 던져 넣는다. 이렇게 하여 마귀는 양심의 순수성과 사람의 순진성을 더럽힌다. 그러나 마음에 영적인 기쁨이 가득 차 있으면, 뱀은 죽음에 이르는 독을 뿜어내지 못한다. 악령들은 그리스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거룩한 기쁨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면, 이들에게 어떤 짓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영혼이 비탄하는 기분으로 아무런 위로도 받지 못하고 슬퍼할 때에는 그 슬픔에 빨려들기 쉽거나 헛된 기쁨에 내맡겨져 버리기 쉽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성인은 마음을 한결같이 기쁨 속에 머물게 하고, 즐거움의 기름을 간직하려고(시편 45,7참조) 노력했다. 그래서 성인은 낙담하는 병을 가장 나쁜 병이라고 하여 매우 조심스럽게 피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아직은 자기의 마음속에 이 병균이 조금밖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빨리 기도하기와 하느님의 사랑을 묵상하는데 서둘렀다. 그는 기꺼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데 그 어떤 이유로 혼란에 빠진 하느님의 종은 당장 기도하러 가야하고 그러는 동안 하느님께서 그에게 구원의 기쁨(시편 51,12 참조)을 다시 주실 때까지 가장 높으신 하느님 앞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하느님의 종이 보다 오랫동안 우울증에 빠져 있으면 바빌론의 악, 자기 자아 안에 빠지는 것이 늘어나고, 마침내 이 악은 참회의 눈물과 보속을 통하지 않고서는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다. 영혼의 사랑스런 신랑의 집이 되어야 할 마음속에는 계속해서 녹이 슨다. 이 녹은 마음을 일그러지게 하고 그리스도가 살으실 집으로서 점점 더 합당하지 않게 된다.


4. 프란치스코 영성의 원천

프란치스코 영성의 원천은 초대교회의 정신, 곧 사도들의 지혜이다. 또 초대교회의 정신을 종교적으로 실천하는 것과, 이론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몸소 실천하는 데서 얻어진 정신적인 가르침이다.


5. 기쁨의 기름을 간직하다.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성인이 말하는 한 가지 예 “우리는 일생 동안 모든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해야 한다. 행복할 때에만 감사하는 것은 조금도 위대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매우 괴로울 때 다른 사람들은 욕하고 실망하는데 반해 하느님께 감사하는 것은 감탄해 마지않을 일이다. 어떤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지혜와 덕이 필요하다. 당신은 이런 감사를 통해 하느님을 기쁘게 하고, 마귀를 부끄럽게 한다! 당신은 이미 생긴 일이 당신에게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당신이 불행에 대해 감사의 말을 하자마자 하느님께서든 당신에게서 아픔을 가져가시고 마귀는 물러날 수밖에 없다. 당신이 실망에 빠져 있으면, 마귀가 당신의 목덜미에 앉아 있게 된다. 왜냐하면 마귀는 자기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신이 감사를 하면, 마귀는 물러난다. 왜냐하면 마귀는 할 짓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에게 풍성하게 갚아 주신다. 왜냐하면 당신이 하느님을 공경하기 때문이다. 영혼은 기뻐진다. 왜냐하면 올바른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영혼은 당장 해맑은 양심의 평안함에 기뻐한다. 해맑은 영혼에서는 어두워 보일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고통 속에서 하느님께 감사하는 것보다 더 거룩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6. 매일 같이 생활 안에서 실천하는 것

여기에서 권장하고 있는 행동은 분명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일종의 도전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 행동을 어떻게 하면 행할 수 있을까? 스스로 묻고 있다. 여기에 이런 사람들이 알아 둘 중요한 사항들이 있다. 하느님이 보냈거나 허용한 모든 재앙에 대해 감사하는 것과 이 감사를 통해 우리들이 완전한 기쁨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절대로 감정의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의지의 행동이다. 즉, 우리들이 고해성사를 받는 경우에 반드시 불러 일으켜야 하는 통회와 똑같은 것이다. 그러나 감정의 변화가 함께 따라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행동들이 하느님 앞에서 감정 없이도 완전한 가치가 있고,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이런 행동이 주는 공로의 가치는 감정에서 생기는 저항에 맞서 싸워야만 할 때 훨씬 더 크다는 것은 확실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초보자에게 위로를 주기 위해 말하자면, 하느님께서는 계속해서 노력하려는 우리들의 착한 뜻을 보고 당신의 은총을 아끼시지 않으신다는 사실이다.


7. 내면의 정신적인 기쁨은 어떻게 밖으로 드러나야만 하는가?

이 문제에 관하여 프란치스코성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수사들은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에 있어 음울하고 슬픈 위선자처럼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수사들은 오히려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쾌활하고 즐거워하고 사랑받기에 합당한 그런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이런 것이 합당한 일이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뒤를 따르려는 사람들은 모두 정신적인 기쁨에 익숙해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본래 모든 참된 그리스도인은 이렇게 하도록 불림 받고 있다. “항상 기쁘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생활양식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본질적인 특성이 되어야 한다. 이런 생활양식과 본질적인 특성 안에서 완전한 기쁨은 믿음직하게 되고, 매력을 가지고 빛나며 남들을 고무시켜 준다.  

 


출 처: Deo Gratias / 블로그 / sr.정윤주 / 2009.02.08 [원문보기]
출처 : 하늘의 별처럼 빛나라
글쓴이 : 솔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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