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한다는 말은/권태원 프란치스코 -
나의 하루는 당신이 가르쳐 주시는 기도로 시작합니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빛으로 내 이름을 부르며
오늘 하루도 당신은 오십니다.
당신을 모시기 위하여 하느님의 빈자리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당신 안에 있으면 나는 사랑의 집을 짓습니다.
믿음과 소망의 층계 사이로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고요히 들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누워서도 잠이 오지 않습니다.
그리운 당신이여, 오늘은 혼자서 실컷 울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죄가 많은 날은 내가 나에게 엽서를 쓰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용서하기 힘든 날은
외로운 바다의 갈매기처럼 오랜 섬으로 떠돌고 싶습니다.
사람이 그리운 날은 누군가의 사람이 되기 위하여 기도하고 싶습니다.
봄날에는 처음처럼 기도하겠습니다.
슬퍼도 울지 않고 외롭고 쓸쓸한 밤이 와도 당신만 생각하는
믿음의 큰 나무가 되겠습니다
봄날에는 더 이상 먼 곳을 헤매이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그 날까지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산에게 나무에게 흐르는 강물에게 고백하겠습니다.
외로우면 촛불을 켜고 홀로 깨어 기도하겠습니다.
내가 선택한 당신을 위해 나의 전부를 바칠 수 있도록
당신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겠습니다.
내가 만난 길 위의 길, 내가 만난 사람들을 묵상하면서
당신에게 오늘 하루도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쓸쓸하면 쓸쓸할수록 촛불을 켜고 더욱 더 깊이 침묵하겠습니다.
괴로우면 더 깊고 푸르게 혼자 있겠습니다.
나의 삶은 비록 쓸쓸하지만 살아갈수록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았는지
내 안에 있는 당신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나의 생애는 시냇물에 잠긴 하얀 조약돌처럼
당신의 영혼을 닮기 위해서 오늘도 인생의 사막 위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아침 햇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
당신 안에서 무수한 빗방울로 스며들고 싶습니다.
외딴 들판의 빈 집처럼 당신 안에서 나는 늘 비어 있습니다.
살아갈수록 당신이 자꾸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오직 하나인 당신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당신의 사랑을 기다릴수록 나는 날마다 작아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은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수록 나는 날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당신 안에 있으면 당신의 기도소리만 들리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전체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도 사랑하면 보이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 why worry/Nana Mouskou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