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가 외로워지면/권태원 프란치스코 -
날마다 기도하지 않으면 나는 당신 안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들리지 않는 것도 사랑하면 들리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눈이 멀어야 당신의 얼굴이 보입니다.
내가 먼저 귀가 완전히 멀어야 보이지 않는 당신의 음성이 들립니다.
내가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을 때 당신에게 내가 갈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다보면 나의 이기심과 탐욕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습니다.
밤새 산을 넘어 오시는 당신을 생각합니다.
아무 말 없이 큰 침묵 하시는 당신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내 대신 죽으시는 내 안의 당신을 묵상합니다.
당신은 너무 고요하고 평화스러운 하늘 호수 입니다.
눈을 감아도 이제는 당신의 평화스러운 얼굴이 보입니다.
귀를 막으면 막을수록 이제는 당신의 음성이 크게 들립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부터 어느새 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오래된 기도서처럼 당신은 내 어머니의 손이 되었습니다.
오늘밤 별이 되어 뜨는 나의 사랑을 친구여, 너는 알고 있느냐?
살아서도 죽어가는 당신의 빈 자리를 친구여, 너는 보고 있느냐?
당신 앞에서 한없이 부서지고 있는 나의 생애를 친구여, 너는 느끼고 있느냐?
한마디의 말을 하기 위하여 이제부터는 대침묵 하겠습니다.
당신에게 바치는 나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마지막 한 줄의 시를 쓰기 위하여 촛불을 켜고 성모송을 바치겠습니다.
나의 부끄러운 죄 마저도 당신 앞에서는 기도가 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이여,
이제부터는 어떻게 살아야 당신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까?
얼마나 더 외로워야 당신의 참된 평화를 가슴 깊은 곳까지 느낄 수 있습니까?
당신을 위하여 지금은 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살아있는 동안은 아름다운 편지를 쓰겠습니다.
별 가까이 달 가까이 당신에게 다가갈수록 당신은 더욱 멀리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당신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말로는 다 할 수가 없어서 오늘은 새벽별로 반짝이며 당신에게 가고 있습니다.
외로움과 고독의 문을 닫아도
어느새 말없이 들어오시는 당신은 나의 눈물 입니다.
당신이 지난 번 성탄 선물로 주신 용서와 평화를 이제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나는 이미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 안에서 향기로운 말을 하게 하소서.
당신 안에서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저를 당신 손에 맡깁니다.
내가 당신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 기쁘시다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내 영혼을, 내 마음의 온전한 사랑으로 당신에게 봉헌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갖 사소한 근심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당신 사랑으로
나를 안아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