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고마운 벗들에게
복음: 마태 18, 12 – 14
길을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 목자가 있습니다.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들이 있었기에,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설
수 있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는 한 마리 양을 찾은 목자는 기쁨에 넘칩니다.
이 기쁨에는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제자리에 있던 양들에 대한 고마움
이 담겨 있습니다.
잠시 눈길을 돌리면 이 양들이 흩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찌 이 양들을 두고 한 마리를 찾아 나서겠습니까 ?
고마워해야 할 양들이 있는 목자는 행복합니다.
아흔아홉 마리가 길을 잃고 헤맨다고 해도, 제자리에 있는 한 마리의 양이 있는
목자는 행복합니다.
그 한 마리의 양이 있기에 나머지 아흔아홉 마리 전부는 아니라 해도,
단 몇 마리의 양을 찾아 길을 떠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제로서 교회 공동체를 떠나 방황하는 벗들을 찾아 나섭니다.
몸은 나서지 못해도 마음의 눈길은 길 잃고 헤매는 벗들을 향합니다.
온갖 유혹에도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벗들이 있기에, 그들에게 마음의
눈길을 돌릴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벗들이여 !
길 잃은 벗을 다시 찾을 때의 기쁨은 바로 여러분의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묵묵히 그리스도를 따르는 벗들이여 !
많은 순간 감사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했으니까요.
그만큼 벗들을 믿고 희망하며 사랑한다는 뜻으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함께하는 고마운 벗들이여 !
그대들이 있기에 외롭지 않고 절망하지 않으며 언제나 주님의 길을 갈 수 있는
저는 행복한 사제입니다.
상지종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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