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어머니, 그리운어머니"

뚜르(Tours) 2011. 11. 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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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17살 차이나는 아버지에게 시집 오셔서
평생 산골에서 농사일을 하신
어머니는 여행 한 번 못해보셨습니다.

저는 몇 년을 아르바이트로 허송세월하면서
제대로 취직도 못했었습니다.
겨우 중소기업에 취직을 한 뒤,
살짝 퀴퀴한 냄새가 나는 중고차에 어머니를 태우고
내장산 단풍을 보러 갔었습니다.
딱 이맘때쯤이었죠.

"무슨 단풍이 저리도 곱게 물들었냐!"

시집과 친정을 오고간 것 이외에는
집 근처밖에 모르시던 분이라,
단풍 하나에도 소녀처럼 기뻐하셨습니다.

산 정상까지 오르내리는 케이블카가 도착하자,
어머니는 깜짝 놀라셨습니다.

"TV에 나오던데.. 케..케..케 뭐더라?
저런 건 줄 몰랐다.
줄로 사람을 나르고 참 신기하구만."

생전 처음 보는 케이블카에
제 손을 꼭 잡고 타셨던 어머니.
아들 잘 둬서 이런 경험도 한다며
제가 민망할 정도로 연신 칭찬해 주셨죠.

그것이 어머니께 해드렸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었습니다.

제가 좀 더 빨리 자리를 잡았다면
한 번이라도 더 세상 구경을 시켜드렸을 텐데..
외국에라도 보내드렸다면,
좀 더 잘해드릴 걸 후회되진 않을 텐데....

- 이 덕 노-

                                                                                              



이미 하늘로 가신 후에는
효도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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