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 바로 앞에서 쳐다본 아버지의 눈은 기묘했습니다.
"아빠! 아빠 눈이 이상해요.. 왼쪽 눈이랑 오른쪽 눈이 따로 움직여요."
제 말에 아버지는 어어? 하더니 고개를 돌리곤 재빨리 거실 쪽으로 사라져서 한참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이유는 어느 날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보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세 살 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저를 구하느라 자기의 눈이 날카로운 것에 찔리는 것도 감수한 아버지, 저에게 알리지 말라는 아버지의 당부...
왜 우리아빠의 눈만 저럴까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너희 아버지 어딘가 이상해"
철없는 친구들은 그렇게 말합지만, 저는 이제 주눅 들지 않습니다. 고개를 펴고 당당히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지 마, 우리 아빠는 훌륭한 분이야."
- 민기주 -
아버지
잊혀진 이름입니다.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시는 아버지
힘이 들어도
투정 한 번 못 하시는 아버지
말없이 먼 산만 바라보시는 아버지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가 그리워도 울지못하시는 아버지
할아버지가 보고싶으셔도 그립다 말씀 못하시는 아버지
막걸리 한 잔 걸치시고
어두운 방구석에
말없이 쓰러져
누가 볼세라 뜨거운 눈물만 흘리시는 아버지
그리고
웃는 모습만 보이시는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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