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읽어야 산다

뚜르(Tours) 2012. 2. 26. 23:03

# 1
1876년에 전화를 발명한 그레이엄 벨Graham Bell 은 그 기술을 당시 미국 최대의 통신회사였던 웨스턴 유니언에 가지고 갔습니다.
그러나 당시 웨스턴 유니언의 윌리엄 오톤 William Orton 사장은,
벨이 가져온 전화를 보고는 "저런 장난감으로 뭘 할 수 있단 말이오?"라고 비웃으며 벨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는 미래를 읽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전화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자, 웨스턴 유니언의 경영진은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을 아쉬워하며 땅을 쳤지만, 이미 배는 떠난 후였습니다.

복사기의 원리를 발명한 체스터 칼슨 Chester F. Carlson은 수많은 미국의 기업과 투자가들을 만나서 실용화를 위한 투자를 권했지만 어느 한 군데도 상대해 주지 않았습니다.
최후까지 검토를 거듭했던 IBM마저 결국 단념하는 바람에, 마침내 할로이드Haloid Corp.라는 도산직전의 작은 인화지 회사가 도박하는 기분으로 복사기 제조에 뛰어들었습니다.
할로이드는 큰 돈을 벌었습니다.
이 회사가 바로 제록스Xerox의 전신입니다.

 

# 2
1980년 AT&T는 휴대전화 기술을 개발했지만, ‘설마 이런 물건을 사람들이 주머니 안에 넣고 다니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토로라에 싼 값으로 기술 라이선스를 팔았습니다.
모토로라는 이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산업을 창조해냅니다.
똑같은 기술을 두고도 서로 다른 미래를 본 거죠.
하나는 ‘불가능’, 다른 하나는 ‘가능’.

AT&T가 놓친 ‘대박 상품’ 중엔 인터넷도 있습니다.
AT&T는 미국 정부로부터 인터넷을 운영해 달라는 제안을 받지만,
’인터넷, 누가 쓰겠어?’
’과학자들이나 컴퓨터 전문가들이나 쓰는 거, 골치 아프게 운영해서 뭐해?’라고 판단했습니다.


# 3
애플과 소니는 기기 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겠다는 <같은 꿈>을 가졌지만 결과는 대조적입니다.
애플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회사였습니다.
브랜드 가치는 높았지만 시장 점유율이 아주 낮았습니다.
컴퓨터 제품, 맥 OS와 몇 가지 어플리케이션이 애플이 가진 것의 전부였습니다.
반면 소니는 음악과 영화 컨텐츠를 직접 제작했고, TV와 PC, 게임기, 휴대전화에 이르는 모든 기기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양사의 명암이 갈린 것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입니다.
소니는 시장을 예측하려 했고, 애플은 시장을 읽으려 했습니다.
소니는 기기 간의 연결이 반드시 올 것이라 예측하고 그것을 자신이 제일 먼저 이루려 했습니다.
소니는 모든 것을 소니 안에서 이루려는 폐쇄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반면 애플은 소니처럼 다양한 기기를 만들 형편이 못 되었습니다.
때문에 다른 기기들과의 호환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애플의 문화가 개방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이 없는 당시의 상황이 애플을 개방적으로 만들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vvv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게 될 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 경영진은 항상 고민합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신호를 놓치면 하루아침에 무너지기도 합니다.
아마존이 등장하고,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서서히 시장점유율을 높여 갈 때, 그것을 몰랐던 경쟁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신호를 제대로 이해하고 반응한 경쟁사는 많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신호를 놓치면 뛰어난 사업 전략도, 공들인 혁신 노력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장기적 시야와 대국적 발상의 결여 때문에, 기업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비즈니스 역사에는 비일비재합니다.

’눈을 크게 뜨야 삽니다’

’(미래를, 세상을, 책을, 시장을) 읽어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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