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상 전 기도
천상 스승이신 예수님,
당신이 제 안에 현존하여 계심을 굳게 믿습니다.
마음을 다해 당신을 흠숭하며,
지극히 높은 선이신 당신 앞에
겸손되이 비오니,
저의 지성을 비추시고 마음을 움직이시어
이 묵상에서 좋은 결실을 얻도록 은총을 주소서.
열두째 날
사순 제2주간 화요일
그날 토빗은 전에 메디아의 라게스에 사는 가바엘에게 맡겨둔 돈이 생각나서,
'자 내가 죽음을 간청하였으니, 죽기 전에 내 아들 토비야를 불러 이 돈 이야기
를 어찌 하지 않을 수 있으랴?' 하고 마음속으로 말하였다. 그리하여 자기 아들
토비야를 불렀다. 그가 오자 이렇게 말하였다. "나를 잘 묻어 다오. 그리고 네
어머니를 공경하고 어머니가 살아 있는 동안 내내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여
라. 네 어머니가 좋아하는 일을 해드리고 무슨 일로든 어머니 마음을 슬프게
하지 마라. 얘야, 네가 배 속에 있을 때에 네 어머니가 너 때문에 겪은 그 많은
위험을 생각해 보아라. 그리고 네 어머니가 죽거든 나와 나란히 같은 무덤에
묻어다오. 얘야, 평생토록 늘 주님을 생각하고, 죄를 짓거나 주님의 계명을 어
기려는 뜻을 품지 마라. 평생토록 선행을 하고 불의한 길은 걷지 마라.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성공을 거둔다. 의로운 일을 하는 모든 이에
게 네가 가진 것에서 자선을 베풀어라. 그리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아까워하지
마라. 누구든 가난한 이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마라. 그래야 하느님께서도 너에
게서 얼굴을 돌리지 않으실 것이다. 네가 가진 만큼, 많으면 많은 대로 자선을
베풀어라. 네가 가진 것이 적으면 적은 대로 자선을 베풀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곤궁에 빠지게 되는 날을 위하여 좋은 보물을 쌓아두는 것이다. 자선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해 주고 암흑에 빠져들지 않게 해준다. 사실 자선을 베푸는
모든 이에게는 그 자선이 지극히 높으신 분 앞에 바치는 훌륭한 예물이 된다.
얘야, 어떠한 간음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무엇보다 먼저 네 조상의
후손들 가운데에서 아내를 맞아들이고, 네 아버지 부족 밖의 낯선 여자를 아
내로 맞아들이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우리는 예언자들의 자손이다. 얘야, 우
리의 옛조상 노아,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을 생각해 보아라. 그분들은 모두 자
기 친족 가운데에서 부인을 맞아들여, 자녀들로 복을 받으셨다. 이제 그 후손
들이 땅을 차지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 얘야, 네 동포들을 사랑하여라. 그리고
네 동포들에 대하여, 네 겨레의 아들딸들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교만한 생각을
품고서는, 그들 가운데에서 네 아내를 맞아들이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교
만은 파멸과 큰 혼란을 가져온다. 또 나태는 손실과 큰 곤궁을 가져온다. 나태는
굶주림의 어머니다. 누가 네 일을 해주었든지 그의 품삯을 다음 날까지 쥐고 있
지 말고 바로 내주어라. 네가 하느님을 섬기면 보상을 받는다. 얘야, 무슨 일이
든 조심해서 하고, 어떠한 행동이든 교육을 받은 사람답게 하여라. 네가 싫어하
는 일은 아무에게도 하지 마라. 술은 취하도록 마시지 말고, 취한 채 너의 길을
걷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고, 헐벗은 이들
에게 입을 것을 나누어 주어라. 너에게 남는 것은 다 자선으로 베풀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아까워하지 마라. 의인들의 무덤에는 빵을 풍성하게 내놓되 죄인
들에게는 주지 마라. 현명한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조언을 구하고, 유익한 것이
면 무슨 조언이든지 소홀히 여기지 마라. 언제나 주 너의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그리고 너의 길을 올바르게 해주십사고, 너의 길과 뜻이 성공을 거두게 해주십
사고 그분께 간청하여라. 어떠한 민족도 스스로 제 뜻을 이루지는 못한다.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그분께서는 또한 달리 원하시면 저승 밑바
닥으로 내던지기도 하신다. 그러니 이제 얘야, 이 분부를 늘 기억하고 네 마음에
서 지워지지 않도록 하여라. 얘야, 이제 내가 전에 메디아의 라게스에 사는 가브
리의 아들 가바엘에게 은 열 탈렌트를 맡겨 둔 일이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니 얘
야, 우리가 가난하게 되었다고 해서 두려운 생각을 품지 마라. 네가 하느님을 경
외하고 모든 죄악을 피하며 주 너의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하면, 큰 재
산을 얻을 것이다." (토빗 4,1-21)
누군가 죽음을 생각한다면, 그는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정리합니다. 물질적인 면
이 그 한 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빗도 가바엘에게 맡겨둔 돈에 대해 아들에게
알려줍니다. 자신의 장례문제와 남아 있는 이들에 대한 걱정이 또 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토빗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정신적 유산입니다.
자기 삶의 규범이었던 정신적 유산을 이제 그 삶의 길에 서 있는 이들에게 넘겨주
려 합니다. 이 유산은 단순히 작은 수칙(守則)이 아니라 토빗이 살아왔던 경험의 총
체입니다. 이 규범은 그의 삶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삶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나아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도 여전히, 그 규범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순절에 삶의 가르침을 얻고자 한다면, 토빗의 경험, 이 규범을 자세히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권합니다. 녹색, 빨간색, 파란색 펜
을 준비하고 이 '유언'을, 특히 토빗의 훈계를 다시 한 번 조용한 가운데 읽으십시
오. 내 삶에 바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구는 녹색으로,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문구는 파란색으로, 낯설거나 이상하게 보이는 문구는 빨간색으로 밑줄을 그으십
시오. 어떤 것이 두드러지게 보입니까? 책 위에 칠하기 싫다면 복사해서 그 위에
밑줄을 쳐도 됩니다.
덧붙여, 만일 여러분이 친한 친구에게 세 가지 삶의 규범을 권고해 주어야 한다면,
어떤 것을 그의 인생길에 가지고 가게 하겠습니까?
+ 묵상 후 기도
스승 예수님, 이 묵상 동안에
내려주신 당신의 빛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동안에 있었던 부족함을 용서하소서.
저의 결심을 당신께 바치오니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 수호천사께 드리는 기도
저를 지켜 주시는 수호천사님,
인자하신 주님께서 저를 당신께 맡기셨으니,
저를 비추시고 지켜주시며, 인도하시고, 다스리소서. 아멘.
- 바오로가족기도서(성바오로,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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