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샘물

사순절에 읽는 토빗 이야기

뚜르(Tours) 2012. 3. 22. 07:44


사순절에 읽는 토빗 이야기 / 안드레아 슈바르츠 지음, 현대일 옮김


천사와 함께 걷는 희망의 길


+ 묵상 전 기도
천상 스승이신 예수님,
당신이 제 안에 현존하여 계심을 굳게 믿습니다.
마음을 다해 당신을 흠숭하며,
지극히 높은 선이신 당신 앞에
겸손되이 비오니,
저의 지성을 비추시고 마음을 움직이시어
이 묵상에서 좋은 결실을 얻도록 은총을 주소서.


스물한째 날

사순 제3주간 금요일

그러나 라파엘은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의 아버지께서 당신의 집안에서 아내를
맞아들이라고 그대에게 분부하셨는데, 그대는 아버지의 그 분부를 기억하고 있지
않소? 그러니 이제 형제여, 내 말을 들으시오. 마귀는 걱정하지 말고 그 여자를 아
내로 맞아들이시오, 나는 그 여자가 오늘 밤으로 그대의 아내가 되리라는 것을 알
고 있소. 그대가 신방에 들어가면 그 물고기의 간과 염통을 조금 꺼내어 향의 잿불
에다가 올려놓으시오. 그러면 냄새가 퍼질 것이오.  마귀는 그 냄새를 맡고 달아나
서 다시는 결코 그 여자 곁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그대는 그 여자와 동침
하려고 할 때, 먼저 둘이서 함께 일어나 하늘의 주님께 기도하며 그대들에게 자비와
구원을 베풀어 주십사고 간청하시오. 두려워하지 마시오.  그 여자는 세상이 생기기
전부터 그대의 아내로 정해졌소.  그대가 이렇게 그 여자를 구해 내면  그 여자는 그
대를 따라나설 것이오.  그대가 그 여자에게서 자녀들을 얻고 그들이 그대에게 동기
들처럼 되리라고 나는 생각하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오." 토비야는 라파엘의 말을
듣고 사라가 자기 아버지 집안의 후손으로 자기에게 친족 누이가 된다는 것을 알자,
그 여자를 매우 사랑하게 되고 그 여자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었다.
(토빗 6,16-18)
                



      
천사의 대답은 어떻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입니다.
라파엘은 토비야에게  마귀와의 싸움에서 겨루어 이기기 위해 꼭 필요한 것
들을 챙겨줍니다. 무엇보다 이런 언급을 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근본 조건
은 듣는 사람이 귀 기울여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권위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
다. 권위는 단순히 '가지는 것' 또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 아니 
'습득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옳습니다.  라파엘은 권위 있는 사람이었
기에 토비야에게 "내 말을 들으시오."라는 말로 이 점을 일깨웁니다. 토비야는
듣습니다. 천사는 설득에 성공한 듯합니다.  "토비야는 그 여자를 매우 사랑하
게 되고 그 여자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었다." 토비야 안에서 사랑이 눈을 뜹니
다. 그리고 그 사랑은 죽음과 겨룰 수 있는 유일한 힙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마귀와 싸울 수 있을까요? 세 단계가 필요합니다.  곧 과거와
전통에 대한 기억,  현재를 위한 삶의 지침 그리고 미래에 대한 확신입니다.
지금 도무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은 지난 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
습니다. 나는 무엇을 꿈꾸었던가?  그 꿈을 품을 때 나는 어떤 느낌이었고 내
마음가짐은 어떠했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자 했는가? 부모님께 물려 받은 것
은 무엇인가? 이 기억들은 삶의 뿌리이며, 우리는 그 뿌리로 인해 살아갑니다.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죽은 것처럼 보일 때에도 이 뿌리에는 생명력이 깃들
어 있습니다. 기억은 분명 우리가 힘차게 살도록 다시 일으켜 줄 것입니다.
동시에 구체적으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  또는 여러 가지 삶의 지침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만일 누가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어디서 끝내야 
하는지 모를 때, 매우 실제적인 작은 지침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나 자신을 꽉 잡아줄 말뚝이 종종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도 필요합니다. 더 좋은 미래가 보장 될 때 사람은
행동하게 됩니다.
이 세 단계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내 삶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내 뿌리는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그리고 오늘 나는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고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은가?
            
   
+ 묵상 후 기도
스승 예수님, 이 묵상 동안에
내려주신 당신의 빛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동안에 있었던 부족함을 용서하소서.
저의 결심을 당신께 바치오니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 수호천사께 드리는 기도
저를 지켜 주시는 수호천사님,
인자하신 주님께서 저를 당신께 맡기셨으니,
저를 비추시고 지켜주시며, 인도하시고, 다스리소서. 아멘.
- 바오로가족기도서(성바오로,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