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孝).
하물며 까마귀도 그러한데 인간은 마땅히 어버이 은혜 갚는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사자성어다.
요즘 세태에선 어디 그런가.
효성 지극한 자식은 신문 기삿거리 되는 세상이다.
불구 아버지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고 있는 중국 젊은이가 화제다.
안후이(安徽)성의 한 대학에 다니는 궈스쥔(郭世俊)은 올해 20세다.
숱한 고생을 겪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병든 어머니 수발을 들어야 했다.
수막염을 앓은 어머니는 끝내 정신장애인이 됐다.
그런 와중에 2012년엔 아버지마저 15m 높이 다리에서 떨어져 하반신 마비가 되고 말았다.
허리 아래로는 못쓰게 됐다.
한창 자라나야 할 성장기에 부모를 혼자 떠안았다.
수입이라곤 월 200위안(약 3만5500원)의 사회구호기금이 전부.
하는 수 없이 친척·이웃들로부터 아버지 수술비와 생활비로 6만위안(약 1065만원)을 빌렸다.
지극한 그의 효심을 아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도와줬다.
그런 버거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성적은 늘 1~2등을 다퉜다.
문제는 대학 진학이었다.
어머니는 외할아버지가 대신 보살펴주기로 했다.
하지만 아버지까지 돌봐줄 수는 없다고 했다.
대학에선 등록금 등 일체 비용 면제에 장학금도 주겠다고 했지만, 아버지를 홀로 남겨두고 갈 수는 없었다.
찾아갔다.
통사정했다.
"아버지와 기숙사 한 방에서 지낼 수 있게…."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대학 측은 선뜻 청을 들어줬다.
극복하기 힘든 역경 속 그의 효심에 감명을 받았다.
천우신조로 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2시가 넘어야 겨우 눈을 붙인다.
세끼 식사 준비를 해서 침대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먹여드리고,
용변 볼 때마다 시중을 들고, 욕창(褥瘡)이 생기지 않게 몸을 돌려 주물러 드리고,
틈틈이 방 한쪽 책상에서 공부를 하고….
한 부모는 열 자식 길러도
열 자식은 한 부모도 봉양하지 못한다는데,
이 청년은 주위를 숙연하게 한다.
윤희영 / 조선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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