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칼바람.
꽃망울 준비하던 봄의 전령사에게
오늘 새벽의 추위는 고통의 시간일 것입니다.
고통이란
정말 원하지도 않는 때에
불쑥 얼굴을 디밀고는
"잘들 계신가?" 하는 것 같습니다.
새벽에 미사에 참례하고
잠시 머물며 묵상을 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기리는 사순시기에
'나는 어떤 방향으로 걷고 있는가..'
내 안에 참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것들 중에
소중히 간직할 것들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프니 해결해야 할 것들,
부족하니 채워야 할 것들,
서운하니 앙갚음해야 할 것들...
내 안에 있는 것들이 꽉 차있는 한
나는 결코 변화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부정적인 것들이 희망을 가로막고,
미움이 사랑을 방해합니다.
용서보다는 복수심이 더 강하니
용서는 시작도 하지 못합니다.
내 안이 비워지지 않는다면
결코 나는 희망을 가질 수 없습니다.
복수심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용서를 하고 사랑을 전할 수도 없습니다.
잠시 그분 안에 머무르며
내 안을 비우기 위해
내 욕심을 하나 하나 정리하기로 약속드렸습니다.
이룰 수도 없고
이루어지지도 않는 내 허망한 욕심들...
고통을 묵상하는 이 시기에
내 안을 비워
내면을 변화시키라는
그분의 음성을 듣는 아침입니다.
2015.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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