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기도

내면을 살피는 아침

뚜르(Tours) 2015. 3. 4. 08:25

 

매서운 칼바람.

꽃망울 준비하던 봄의 전령사에게

오늘 새벽의 추위는 고통의 시간일 것입니다.

 

고통이란

정말 원하지도 않는 때에

불쑥 얼굴을 디밀고는

"잘들 계신가?" 하는 것 같습니다.

 

새벽에 미사에 참례하고

잠시 머물며 묵상을 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기리는 사순시기에

'나는 어떤 방향으로 걷고 있는가..'

 

내 안에 참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것들 중에

소중히 간직할 것들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프니 해결해야 할 것들,

부족하니 채워야 할 것들,

서운하니 앙갚음해야 할 것들...

 

내 안에 있는 것들이 꽉 차있는 한

나는 결코 변화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부정적인 것들이 희망을 가로막고,

미움이 사랑을 방해합니다.

용서보다는 복수심이 더 강하니

용서는 시작도 하지 못합니다.

 

내 안이 비워지지 않는다면

결코 나는 희망을 가질 수 없습니다.

복수심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용서를 하고 사랑을 전할 수도 없습니다.

 

잠시 그분 안에 머무르며

내 안을 비우기 위해

내 욕심을 하나 하나 정리하기로 약속드렸습니다.

이룰 수도 없고

이루어지지도 않는 내 허망한 욕심들...

 

고통을 묵상하는 이 시기에

내 안을 비워

내면을 변화시키라는

그분의 음성을 듣는 아침입니다.

 

2015.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