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나도 몰래 / 이영광
내 마음은 나도 몰래 / 이영광모진 말과 빈말과 거짓말 중에그중에 제일은 거짓말이라입 밖에 낸 그 말 온 세상에초롱초롱 숨어 살고입안에 가둔 말들 살찐 벌레 같아라모진 말과 빈말과 거짓말 중에그중에 제일은 거짓말이라나는 늙어가서 먼 산꼴짜기의마른 나무로 침묵할까오래 초록과 단풍의 진물 흘리리세상 모진 말과 빈말과 거짓말 중에그중에 제일은 한갓 거짓말이니,나는 늙어가서 요양병원 구석의조그맣고 검은 치매 노인 될까울 때 웃고 웃을 때 슬피 울며입 밖의 말 입안의 말 다 잊고,내 입은 침처럼 다른 말을 흘리리내 마음은 나도 몰래 진심을 모아오래된 거짓말의, 거짓말을 흘리리- [살 것만 같던 마음],창비,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