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기도

마음의 기도 /이해인 수녀

뚜르(Tours) 2016. 1. 12. 10:20

 

 

마음의 기도 

 

 

늘 푸른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숲속의 호수처럼
​고요한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하늘을 담은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밤새 내린 첫눈처럼
순결한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사랑의 심지를 깊이
묻어둔 등불처럼
따뜻한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가을 들녘의 볏단처럼
익을수록 고개 숙이는
겸손한 마음을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나이에 상관없이
능금처럼 풋풋하고
설레는 마음을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 이해인 수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