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친구로 남는다는 건

뚜르(Tours) 2020. 2. 6. 05:37

 

저희 아버지는 참 순수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너무 철석같이 믿고 잘 받아줍니다.
하지만 베푼 은혜가 돌아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오래전 저희 집에 큰 사건이 터졌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아버지의 죽마고우에게
아버지가 큰돈을 빌려주시게 되었는데
그 친구분은 몇 년 안 되어 사업에 실패하게 되었고
잠적해 버린 것입니다. 

 

그 때문에 저희 집은 오랫동안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저라면 그 친구분을 원망하며 고소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친구분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어머니는 본인보다 더 속상해하셨습니다. 

 

“당신은 왜 항상 속고만 다녀요? 


지금 우리 삶도 빠듯한데 무슨 여유가 있다고
친구한테 그렇게 큰돈을 빌려주었어요.
이제는 친구들과 인연 끊고 살아요.” 

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했습니다. 

 

“아니야,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깐
분명 나중에 연락이 오겠지.”

아버지는 끝까지 친구분을 믿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친구분이 그만 사고로
치료를 받다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슬픔에 잠긴 아버지를 모시고 장례식장을
찾은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친구분은 자신에게 나오는
사고 합의금을 아버지에게 꼭 전달하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친구분의 영정 사진을 보면서
통곡하며 말했습니다. 

 

“이 친구야. 죽어서 이런 거 남기지 말고
살아서 전화 한 통이나 해주지.” 

 

아버지의 모습에 저도 누군가에게
진정한 친구로 끝까지 남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 한 명의 진정한 친구를 만들 수 있었다면
그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나를 믿어 주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곁에 있다는 것은 살면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친구를 만드는 것보다
당신이 먼저 당신의 친구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좋은 벗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통된 그 많은 추억, 함께 겪은 그 많은 괴로운 시간,
그 많은 어긋남, 마음의 격동, 우정은 이런 것들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 생텍쥐페리 – 

 

<따뜻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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