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정병근
내 안에 나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 있다
낯설고 외진 사람 내 안에 살고 있다
당신의 어깨를 치며
명랑한 듯 슬픈 듯
팽팽한 거미줄이 가지 사이 빛이 난다
그 어떤 불멸이 날 버리고 지나간다
또 다른 누가 되어서
나인 듯 살 것이다
너무 많아 모자란 세상의 소용들아
안 함보다 못한 일로 뒤돌아 괴로울 때
그 누가 나를 붙잡고
긴긴 말을 하는가
ㅡ계간 《가히》(2023, 겨울호), 경계에서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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