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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교수 "저속노화 식단, '콩+잡곡밥'부터 시작하자"

뚜르(Tours) 2024. 9. 18. 21:50

 

19일 코메디닷컴과 휴롬이 함께 개최한 '정희원의 저속노화 닥터콘서트'에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뇌와 근육을 지키고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저속노화 식단과 생활습관'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현중 PD

 

"저속노화(느리게 늙기)를 위해선 잘 먹고 잘 움직이고 마음을 잘 챙기고 잘 자야 합니다. 기본적인 생활 습관의 선순환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실천해도 상관없습니다. 중년기 이후라도 시작하면 생체 나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노인의학 전문가로 '저속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건강한 식습관 중심의 저속노화 생활습관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지난 19일 코메디닷컴과 휴롬이 함께 개최한 '정희원의 저속노화 닥터콘서트'에서 '뇌와 근육을 지키고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저속노화 식단과 생활습관'을 주제로 강연했다. 서울 강남구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청중 18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노화 속도에는 식사와 수면, 운동, 스트레스 등이 모두 거미줄처럼 얽혀있다"면서 "최근 한국 사람들의 생활습관이 굉장히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전개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정 교수는 식습관을 시작으로 저속노화 생활습관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노화를 느리게 하는 식사란 결국 절식, 대사과잉 감소와 모두 연결돼 있다"면서 "의학계는 40여 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편안하게 절식하면서도 항노화 유전자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결론에 거의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날 정 교수는 한식 식단을 활용해 일상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저속노화 식사법을 제시했다. 그의 신간인 «저속노화 식사법»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한국식 MIND(마인드) 식사법'이다.

 

MIND(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 식사법이란 가공식품을 줄이고 통곡물과 단백질 섭취량을 균형 있게 조절한 지중해식 식사와 고혈압 치료식인 DASH(대시) 식사법을 합친 개념이다. 단순당과 정제곡물을 피하고 통곡물과 콩, 채소, 베리류, 견과류, 가금류와 생선, 올리브오일 등을 적극 활용해 식사 시간 동안 혈당지수(GI)를 느리게 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정 교수가 제안한 한국식 MIND 식사법의 주요 원칙은 크게 6가지다. △통곡물과 콩, 견과류를 통해 주요 영양소를 섭취하기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기 △기름 종류는 올리브오일을 주로 사용하기 △육류는 생선, 가금류를 많이 먹고 붉은 고기와 가공육류, 치즈 등은 조금만 섭취하기 △튀김, 과자, 탄산음료 등을 통한 단순당과 정제곡물 섭취 줄이기 △술은 하루 와인 한잔 정도까지 절주하기 등이다.

 

이 중에서도 정 교수는 한식의 주식인 '흰 쌀밥'을 '콩을 많이 넣은 잡곡밥'으로 바꾸는 방법을 강조했다.

 

정제곡물인 백미를 현미, 귀리 등의 통곡물과 잡곡으로 바꿔 혈당을 느리게 높이면서도 콩을 더해 '건강한 단백질'의 섭취율을 함께 늘리는 것이다. 콩의 종류는 MIND 식사법에 자주 쓰이는 렌틸콩이나 병아리콩 뿐만 아니라 한식에서 자주 쓰는 강낭콩, 완두콩, 서리태, 검은콩 모두 상관없다. 콩을 통해 노화 속도를 빠르게 하는 동물성 육류 소비를 자연스럽게 줄이면서도 단백질 섭취량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근육량이 쉽게 줄어드는 60세 이후 노년기부턴(여성은 완경 이후) 육류 섭취를 줄이지 않고 유지해야 한다.

 

건강한 지방 호르몬을 만들기 위해 튀김과 과자류를 자제하는 것도 추천했다. 튀김은 1주일에 1회 이하, 과자는 1회 30g 이하로 1주일에 4회까지다. 트랜스지방을 포함하는 이들 식품은 몸에 염증 작용을 유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양을 먹어도 혈당을 더 많이, 더 빠르게 올리는 몸을 만든다.


특히, 영양제 대신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릴 것을 권고했다. 그는 "영양제는 약의 형태가 아니라 채소와 과일 형태로 섭취하는 게 좋다"며 "영양제를 복용할 만큼 비타민, 미네랄 등의 '미세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은 데다 복용 효과 역시 건강한 식습관보다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이를 통해 혈당을 느리게 올리고 배부른 상태가 보다 오래 유지돼 식욕도 조절된다"며 "에너지 섭취 시간(식사 간격)이 12시간 내외로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간헐적 단식(절식)을 하게 돼 신체의 노화제어 과정이 활성화하고 노화속도가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정희원 교수가 제시하는 한국식 MIND 식사법 점수표(위, 높은 점수일수록 좋음)와 임상적으로 분류하는 노화와 노쇠의 기준. 자료=코메디닷컴DB

 

식습관 외에도 절주와 금연,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유산소·근력운동 등을 병행하는 것도 강조됐다. 이들 습관도 노화속도에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건강에 나쁜 식습관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줘 스트레스 수준을 높이고 수면의 질을 낮춘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는 다시 음식과 생활습관 취향을 건강하지 않은 방식에 끌리게 만든다. 이런 악순환은 대사 이상 상태와 가속노화를 촉발한다. 가속노화 습관이 장기간 축적할 땐 신체뿐 아니라 뇌도 망가지면서 '제3의 당뇨' 상태인 치매까지 이어지며 노쇠한 상태로 노년을 맞게 된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노화습관을 지니면 20대에선 1년에 최대 2.5배 빠르게 늙는다(가속노화). 이렇게 65세가 됐을 땐 사망 가능성은 4.5배, 치매 위험도는 3.5배, 낙상 가능성 및 간병 필요성은 11배까지 높아진다. 반면, 건강한 저속노화 습관을 통해선 노화속도를 2배까지도 늦출 수 있다(저속노화, 1년에 0.5배).

 

정 교수는 "노화속도가 빠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배속으로 쌓이며 압축적으로 노쇠한 몸을 가지게 된다"면서 "반면, 노화속도를 늦추면 65세든, 85세든 간에 숫자적으론 나이가 많아도 의학적으론 기능이 젊은이와 다르지 않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80여명의 청중을 초대했던 이번 행사엔 사전 신청 인원만 1200명 가량 몰리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휴롬 측은 닥터콘서트에 이어 22일부터 4주간 정희원 교수와 함께하는 '저속노화 식단 챌린지'도 진행한다. 이는 매주 정 교수가 제안하는 저속노화 식단과 채소와 과일을 즐겁게 섭취할 수 있는 미션을 부여해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기획한 소비자 챌린지 프로그램이다.

정희원 교수는 단순당과 정제곡물을 피하고 통곡물과 콩, 채소, 베리류, 견과류, 올리브오일 등을 활용해 식사 시간 동안 혈당지수를 느리게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현중 PD


최지현 기자
jh@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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