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멜 영성

[스크랩] [ 가르멜의 영성17]

뚜르(Tours) 2006. 3. 5. 12:04

 

가르멜의 영성


MORETTO da Brescia Italian painter, Brescian school
(b. cca. 1498, Brescia, d. 1554, Brescia) 1522년도 작품
 
박종인 라이문도신부님 [ 가르멜의 영성17]
 
우리가 죽은 후, 하늘나라에 가면 거기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직접
만나 뵙고 영원토록 하느님 품안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요한1서 3, 2 참조)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우리 한사람 한사람을 너무도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기다리시지 못하시고, 이승에서부터 서로 만나서 사랑하기를
바라십니다. 하늘나라에 가면, 우리는 "영광의 빛"(Lumen Gloria)으로
하느님을 직접 바라 뵙게 되겠지만, 이승에서는 특별한 관상의 은혜를 받은 사람 외에는 신앙과 마음의 눈으로 기도 안에서 주님을 만나 뵐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聖 요한에 따르면, 아무리 높은 관상의 은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천국에서처럼 있는 그대로의 주님을 이승에서는 바라 뵐 수가 없다고 합니다. 또 사모 데레사 성녀께서도 알쏭달쏭하고 속기 쉬운 어떤 시현이나 환시(Vision)를 바라기보다, 침묵과 고독, 고행과 겸손의 덕을 닦고 마음을
거두어 들임으로써 기도와 잠심안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는
묵상과 고요의 기도를 더 권장하십니다.


십자가의 聖 요한은 신앙(信仰)이 주님께로 가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이라고 하십니다. 신앙의 눈으로 주님을 바라 뵙는 것은 마치
"거울을 통해서 어슴푸레하게 보는"(사도 바오로)것으로, 천국에서처럼 명확하게 주님을 바라 뵐수는 없다고 해도, 기도 안에서
신앙의 눈으로 바라 뵙고 만나는 그 주님은 천국에 가서
마주 대면할 바로 그 주님인 것입니다. 마치 금 주전자를 은으로
도금 했을 때, 겉으로는 은 주전자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금 주전자를
은으로 도금 했을 때, 겉으로는 은 주전자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금 주전자인 것처럼, 신앙의 눈으로 뵙는 주님도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가 뵙게 될 바로 그 주님인 것입니다.


묵상기도 안에서 주님을 실제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으려면,
먼저 주님께 대한 생생하고 살아있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신앙이 없이는 묵상기도 안에서 주님을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묵상기도 안에서 "신앙의 눈"으로 바라 뵙는 하느님은 인성(人性)을
취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천사나 순수 영적인 존재가 아니므로 순수 영(靈)이신 하느님을 직접 바라 뵐 수는 없습니다. (성녀 예수의 데레사 자서전 22장 참조)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을 기도 안에서 바라 뵐 때는,
성모 마리아나 성인 성녀들을 기도 안에서 바라 뵙는 것처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형상과 모습을 바라 뵐 수 있습니다.
성녀 예수의 데레사는 성녀 안에 현존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성녀 앞에 가까이 모시고 바라 뵈올려고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셨습니다. 그 때 성녀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을 바라 뵙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분을 인간(人間)으로서 밖에는 바라 볼 수가 없었습니다."(자서전)


성녀께서 기도 안에서 주님을 바라 뵙는 방법은, 마치 캄캄한 방에서
또는 소경이 누구와 이야기 할 때 비록 육안(肉眼)으로는 볼 수 없지만,
이야기 상대가 거기 함께 있고 서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믿는 것처럼, 주님을 성녀 앞에 계신 것으로 상상하고,
그 주님이 성녀를 바라보고 계시다고 믿음으로써,
서로 바라 뵈올 수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사도들에게 발현하셨습니다. 사도들은
자기들이 직접 목격한 살아 계신 주님을 피를 흘리며
목숨을 걸고 증언했습니다. 살아 계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영혼 안에 현존하신다는 것을 깊이 깨달으신 분이
성녀 예수의 데레사이십니다. 우리도 성녀와 함께 이러한 생생하고
살아있는 신앙이 있을 때, 그리고 그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 때, 기도 안에서, 마치 마주 바라 뵙고 누구와 만나는 것처럼,
주님과 살아 있는 친교(親交)의 삶을 이루 수가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내가 네 힘이 되어 주겠다
글쓴이 : 진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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