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으로 새해 시작인 대림시기가 시작된다는데 대림시기 전례와 생활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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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시기란 간단히 말씀 드리면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는 예수성탄대축일, 곧 크리스마스 전 4주간의 시기를 말합니다. 교회는 대림시기로 한 해 전례주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대림시기를 시작하는 대림 제1주일을 새해의 시작으로 봅니다. 대림시기 의미와 전례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대림시기 의미
대림(待臨)이란 '오기를 기다린다'는 뜻인데, '도착' '도래'를 나타내는 라틴말 Adventus를 번역한 것입니다. 누가 오기를 기다린다는 뜻일까요?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물론 예수님께서는 이미 2000년 전에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렇지만 전례력과 전례주년에 관한 설명 때(896호, 11월19일자) 말씀 드렸듯이, 교회는 하느님의 인류 구원 신비를 1년이라는 전례 주기를 통해 기념하지요.
그래서 대림시기는 첫째로, 2000년 전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놀라운 사건, 곧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마치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을 구원해 주실 메시아 구세주를 기다렸듯이 우리도 대림시기에 구세주로 오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2000년 전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께서는 인류 역사의 마지막에 영광스럽게 우리에게 다시 오실 것입니다. 대림시기는 따라서 둘째로, 종말에 왕으로 오실 그리스도를 깨어 기다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대림시기는 이처럼 예수님의 첫번째 오심을 기념하는 성탄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또한 종말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이중 의미를 지닙니다.
또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매순간 우리 가운데 계시며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대림시기는 이렇게 매순간 우리를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대림시기는 결국 전에 계셨고(첫번째 오심) 지금도 계시고(우리 가운데 오심) 앞으로 오실(영광스러운 재림) 예수 그리스도를 깨어 기다리며 합당하게 준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림시기 전례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는 본질적으로 기쁨과 희망의 시기입니다. 그러나 이 기쁨은 성탄이나 부활 때와 같은 환호하는 기쁨이 아닙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구세주 오심을 기다리며 합당한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대림시기 동안 이 기다림과 준비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대림 제1주일부터 12월16일까지는 세상 종말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데에 역점을 두는 반면에, 12월17일부터 성탄 직전인 12월24일까지는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데에 더 치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대림시기 주일 전례에서 잘 드러납니다. 대림 제1주일은 구세주께서 오실 것에 대비하여 깨어 있으라는 경고 말씀이 핵심을 이룹니다. 그래서 제1주일에는 구세주 오심을 얼마나 깨어 기다리고 있는지를 묵상합니다. 대림 제2주일 전례의 핵심은 회개입니다. 깨어 기다림은 합당한 준비, 곧 회개가 필요합니다. 말로만의 회개가 아니라 마음을 고쳐 먹고 행실을 바로잡는 회개가 필요합니다. 대림 제3주일 전례 주제는 기쁨입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는 것입니다. 대림 제4주일은 예수님 탄생이 임박했음을 알립니다. 그래서 예수님 탄생 예고와 관련된 복음이 선포됩니다.
<<알아둡시다>>
대림시기에 사제는 보라(자주)색 제의를 입습니다. 주님의 오심을 합당하게 준비하려면 회개하고 절제하려는 생활 태도가 요청되기에 회개와 속죄를 뜻하는 자주색 제의를 입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림 제3주일에는 기쁨을 나타내는 장미색 제의를 입습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멀지 않았으니 기뻐하자는 것이 대림 제3주일 전례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대림시기에는 사순시기와 마찬가지로 대영광송을 노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알렐루야는 노래합니다. 이런 점에서 대림시기와 사순시기는 구별됩니다. 사순시기는 인간이 범한 죄를 기워갚기 위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회개와 보속이 강조되지만, 대림시기는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는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시기이고 본질적으로 기쁨과 희망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대림시기를 4주간으로 지내는 것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메시아를 고대하던 기간을 4000년으로 본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대림시기에는 또한 대림환을 만들고 대림초를 켭니다. 대림환은 늘푸른 상록수 잎으로 엮어 만드는데 이는 희망을 상징합니다. 대림초는 대림시기 4주 동안 매주 하나씩 늘려가며 켤 수 있도록 4개로 만듭니다. 대림초는 보라색 4개를 사용할 수도 있고, 보라색 3개와 장미색 1개, 또는 흰색 4개로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보라색은 색깔이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대림초는 가장 짙은 색 초부터 먼저 켭니다. 대림 제1주일에는 1개, 제2주일에는 2개, 제3주일에는 3개, 제4주일에는 4개의 초에 모두 불을 밝히면서 주님의 오심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장미색 초를 사용할 경우 대림 제3주일에 켭니다.
꿈에 그리던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하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합니다. 몸도 예쁘게 치장하고 옷도 좋은 옷으로 갈아입게 마련이지요.
대림시기는 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반갑기 그지없는 손님을 맞으려고 준비하는 마음으로 대림시기를 지내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판공성사를 잘 볼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사진설명) 교회력으로 한해를 시작하는 대림시기는 구원의 빛으로 오시는 그리스도를 깨어 기다리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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