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실연 / 전윤호
당신의 실연 / 전윤호 사랑하지 않아도 새벽이 오고살필 사람이 없어도 아침은 간다뜨겁기만 한 한낮그늘에 숨어 눈물 흘리다붉게 저무는 서슬에 깜짝 놀란다반가운 어둠이 개처럼 달려드는 밤달을 보기 싫어 커튼을 치고아무 맛도 없는 술을 마시지만먼저 취하는 건 후회뿐똑똑 떨어져 부서지는 물방울처럼그리움이 늘어나더니후두둑 지붕을 두들기는 비가 내린다밤새 온 동네가 떠내려간다- 전윤호,『천사들의 나라』(함께하는출판그룹 파란,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