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노래함 /홍해리- 낙엽 울며불며 매달리지 마라의초롭던 잎의 한때는 꿈이었느니때가 되면 저마다 제 갈 길로 가는 법애걸하고 복걸해도 소용없는 일차라리 작별인사를 눈으로 하면하늘에는 기러기 떼로떼로 날고 있다한겨울에 꼿꼿이 서 있기 위해, 나무는봄부터 푸르도록 길어올리던 물소리자질자질 잦아들고 있다몸도 마음도 다 말라버려서비상 먹은 듯, 비상을 먹은 듯젖은 몸의 호시절은 가고 말았다무진무진살아 보겠다고 늦바람 피우지 마라지빈하면 어떻고 무의하면 어떠랴어차피 세상은 거대한 감옥너나 나나 의지도 가지도 없는허공의 사고무친 아니겠느냐축제는 언제나 텅 빈 마당파장의 적막이 그립지 않느냐죽은 새에게는 하늘과 땅의 경계가 없듯모든 것이 멀리 보이고나도 이제 멀리 와 있다세상의 반반한 것들도 어차피 반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