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위기
영성가 타울러의 말을 빌리면
중년은 인생의 전환점이랍니다.
여지껏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존재 전체에 대한 의문의 시기라고 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싶지 않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여 현실에서 도피할 생각만 합니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탈피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 내적 두려움을 은폐하기 위하여
변화하여야 하는 시기에 자기의 관습에 고착됩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영적인 여정에는
감각의 밤(Night of Sense),
영의 밤 (Night of Spirit),
자신의 밤(Night of Self)이 있다고.
중년의 시기는 감각의 밤(Night of Sense)에 해당된답니다.
묵상적 기도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무미건조해지고
어디서든 위로 받을 수 없는 시기가 중년의 시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왜 중년의 시기를 허락하시는 걸까요?
그것은 자기인식을 위하여
두려움을 깨고 거짓 자아에서 참 자아로 넘어가도록
이끄심이랍니다.
어느 40대 중반 사제의 고백을 적어 봅니다.
"파푸아 뉴기니아에서 변기 속에 들어 앉은 구렁이가 있어
독일 수사님과 함께 작대기로 때려잡아 변기 속에 흘려 보냈다.(구렁이)
지금 내가 화장실에 갔는데 구렁이가 앉아 있다면
대금(大琴)을 들고 나와 한 곡조 불어 주고 또 한 곡조 불어 주겠다.
그러면 구렁이는 기분이 좋아 돌아갈 것이고
그러면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쾌변(快便)을 볼 것이다.(대금)"
중년이여!
그대가 가지고 있는 옥합(玉盒)을 깨십시오.
두려움을 깨고 주님께 봉헌하십시오.
대신 주님의 사랑을 간직하십시오.
김종순 실비아 수녀님의 강의 중 발췌 / 마르티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