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oon

[서정욱 미술토크] 한눈에 여신들 알아보기

뚜르(Tours) 2010. 5. 21. 10:56

 

흔히 그림은 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때론 읽기도 합니다. 고전 작품들을 보면 그 속에 수많은 알레고리와 상징, 그리고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이 많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읽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그림을 보시죠.

루벤스 파리스의 '심판'/사진제공=서정욱

루벤스의 “파리스의 심판” 입니다. 세 여인이 보이시죠? 알몸으로 서서 자신의 미모를 뽐내고 있는 저 세여인은 그리스의 여신 헤라와 아테네 그리고 아프로디테입니다. 그중 누가 아프로디테일까요? 너무 쉬운가요? 아니면,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시나요?  화가 루벤스는 이 그림에 상징물들을 그려 넣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볼 수가 있습니다. 오늘은 고전 그림 속에서 한눈에 아프로디테, 즉 비너스를 알아보는 법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리스의 신화 “파리스의 심판” 이야기를 아시나요?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해 화가 난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결혼식장에 와서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라고 새긴 황금사과를 하객들에게 던졌습니다. 당연히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신들의 싸움이 시작되었겠죠.  최종 후보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 그리고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였습니다.  이 싸움에 끼어들기 싫었던 제우스는 마지막 판결을 “파리스” 에게 맡겼습니다.  결과는요?  파리스는 아프로디테를 선택했고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헬레네는 이미 스파르타 왕의 부인이었습니다.  결국 큰 싸움이 일어나게 되죠.  바로 “트로이 전쟁”입니다.

이 내용을 루벤스는 화폭에 담았습니다. 보세요. 세 여인이 파리스에게서 사과를 받기 위해 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헤라는 원숙미를, 아테나는 지성미를, 아프로디테는 관능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자 이제 그림 속 세 여신들을 구별해 볼까요?

맨 왼쪽의 여신이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입니다. 그 이유는 그녀 옆에 방패, 투구, 갑옷 그리고 부엉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가운데 여신은 아프로디테입니다. 왤까요? 바로 그녀 뒤에서 에로스가 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아들입니다. 마지막으로 공작과 함께 있는 여신이 헤라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프로디테의 상징이 하나 더 생깁니다. 바로 황금사과죠. 이제 쉽게 아시겠죠? 날개가 달린 아기 에로스와 함께 등장하거나 사과를 들고 있으면 바로 그 여인은 아프로디테입니다.

브론치노의 아프로디테와 에로스의 알레고리/사진제공=서정욱

브론치노의 '아프로디테와 에로스의 알레고리'입니다. 사과를 가지고 있는 아프로디테가 보이시죠? 그 옆에는 화살통을 메고 있는 에로스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왼쪽 하단의 비둘기가 보이십니까?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있는 한 쌍의 비둘기는 아프로디테의 신조 입니다. 조개껍질과 돌고래는 그녀가 바다에서 태어났음을 나타내는 상징물입니다.



 

 
비너스와 에로스 알레산드로 알로리/사진제공=서정욱

'Salo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Red Parasol / 나의 님"   (0) 2010.06.26
"An He(1957- ) / 그림자 되어서"   (0) 2010.05.28
"Will you marry me / 나의 꿈" /  (0) 2010.05.18
Edward Alfred Cucuel (1875 - 1954)  (0) 2010.05.11
은막의 여왕 잉그리드 버그만   (0) 2010.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