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복음: 요한 1,45-51
2001년 1월, 한국 문단에서는 착한 작가 한 분을 잃었습니다. 정채봉(프란치스코)
선생님이십니다. 신문에서는 그분의 귀천을 <하늘로 간 ‘하얀 사랑’ 정채봉>
이라는 기사로 안타까움을 표현하였습니다.
그분과 의형제를 맺었던 정호승 시인은
‘평생 소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맑게 살았던 사람’이라고 회고하였습니다.
우리 주위에 이같이 맑은 사람이 더욱 많이 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 거짓이 없는 사람으로 인정받은 나타나엘, 바르톨로메오 사도들이
더욱 많이 늘어만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어떤 커다란 학문과 정치 업적을 쌓은 사람의 증가를 뜻하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서, 아주 소박한 사랑의 실천에서 비롯되는 인정이고 신뢰라고 봅니다.
정채봉 선생님의 작품 「초승달과 밤배」 중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걸인을 불러들여 먹던 밥숟가락을 씻어서 건네주던 우리 할머니를 사랑
합니다.
상여 뒤를 따라가며 우느라고 눈가가 늘 짓물러 있던 바우네 할머니를 사랑합니다.
남의 허드렛일을 자기 일처럼 늘 늦게까지 남아 하던 곰보 영감님을 사랑합니다.
동네 머슴 제사를 백년이란 긴 세월 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지내고 있는
문경의 농바위골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난지도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시는 수녀님들을 사랑합니다.”
오늘날 이 땅에 예수님께서 오시어 과연 조금도 거짓이 없다고 인정해 주실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나 자신은 그 부류에 속하고 있는지?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예수님께도 인정받을 수 있는 착한 사람, 거짓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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